대원군의 경복궁 중건이래 최대의 건축사업으로 인구에 회자된 부여 백제문화단지 조성사업이 1994년 첫 삽을 뜬 이래 17년의 대역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2010세계대백제전에 맞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백제의 유적과 유물은 사실 사비백제가 나당 연합군에 의해 철저하게 멸망 당한 뒤 온통 불바다가 된 부여에서 홀로 원형대로 살아남아 적국 장수인 소정방의 전승 기록을 온몸에 새기는 고통을 겪고 파괴되는 것을 겨우 면한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제외하고는 660년 그 뜨거운 여름의 백제 하늘아래 고장난 시계처럼 정지되어 있다.

콘텐츠 개발 관광수요 창출

이와같은 백제문화유산의 공동화속에 때를 놓친 미인같고 운명에 부대끼다가 못다핀 천재 같은 슬픈 패망의 역사, 백제를 되살리고 부활시키기 위한 첫 단추가 바로 백제문화단지 조성사업이었다.

백제문화단지는 현재는 충남도가 운영 주체가 되어 관리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롯데로 운영권이 이관된다.

세계대백전 이후 급감하고 있는 관람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그동안 충남도 차원에서 사계의 권위있는 전문가 등을 모시고 백제문화단지 활성화 방안의 해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공청회와 포럼을 개최하여 오악사 재현 상설 공연 등과 같은 몇가지 프로그램을 기획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올 3월부터는 역사 재현극 등 일부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오감을 충족시킬 다양한 참여형 즐길 거리도 제공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문화단지 활성화 방안은 충남도나 롯데보다 오히려 부여군의 블루오션으로서 급부상하는 지역의 현안 문제이다.

이러한 인식아래 문화단지 활성화를 위한 몇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문화단지라는 거대 하드에 어떤 콘텐츠를 입혀 관광수요를 창출해내느냐가 제일 시급한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문화단지 관련 프로그램의 기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백제의 정체성이다.

일반적인 페스티벌의 전형이나 축제의 매너리즘적 요소들은 결국 이웃에 있는 테마파크의 또 하나의 짝퉁으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화려하면서 사치스럽지도 않고, 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다’는 백제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이를 책속에 갇힌 역사가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장의 역사로 끌고 나와야 한다.

여기에 백제문화단지의 존재이유와 앞으로의 나갈 방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백제의 원형을 찾아 백제를 21세기의 다양한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소스 공급원으로서의 백제사와 백제 문화유산에 대한 지속적인 고증과 복원이 시급하다고 본다.

패망 중심의 부정적인 역사관을 극복하기 위해선 왜곡, 훼손된 백제사를 재정립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고대 백제의 소재들을 적극 발굴한 뒤 스토리 텔링을 통해 프로그램에 투영시키는 노력이 확대돼야 한다.

국제학술회의의 지속 개최와 백제사 연구 포럼의 활성화 등이 그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관광객을 끌어드릴 수 있는 홍보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역에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 인프라를 하나의 마케팅 유닛으로 보고 그 단위들의 환상적인 조합을 만들어 내어 상품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위 마케팅의 시대는 지났다.

연계 마케팅과 복합 마케팅의 시대를 넘어 스토리가 있는 옵션 형태의 마케팅으로 나가야 한다.

스토리 있는 옵션 마케팅 필요

이를 위해 백제라는 컨셉 아래 인근 지역의 관광상품을 연계하고 지역내에서 상품들간의 연결 고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입혀 상품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계는 제 3의 물결이라 불리우던 정보와 지식혁명의 시기를 지나 제 4의 물결인 창조와 매력의 시기에 와 있다.

매력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콘텐츠의 개발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백제의 정체성을 찾고 이를 문화자원으로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으로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문화단지 자체의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소비할 국민들, 즉 관광객들의 니즈와 우선 가치를 파악해 충남도와 부여군, 그리고 롯데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창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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