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불립, 미생지신, 이목지신의 정신 아쉬워--<서관석 충북중부취재본부장>
무신불립, 미생지신, 이목지신의 정신 아쉬워--<서관석 충북중부취재본부장>
  • 충청매일
  • 승인 2011.02.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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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청권을 둘러싼 국책사업급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사성어가 정치권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7대 대선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공약파기 발언이 불거지며 충청권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고사성어를 등장시켰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 시 나왔던 미생지신(尾生之信)이란 성어에 이어 믿음에 관한 고사성어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충청권 지역에 대한 국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낙하산 훈련장 재추진

논어의 안연편에 무신불립이란 성어가 나온다. 백성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자공(子貢)이 정치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정치는 먹을 것을 풍족히 하고, 군대를 충분히 기르며, 백성들에게 나라에서 하는 일을 믿게 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공자는 경제, 군대, 국민의 신뢰를 정치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것이다. 자공이 다시 “세 가지중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어떤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가장 먼저 군대(兵)를 버리고 그다음 먹을 것(食)을 버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공자는 나라를 유지하는데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옛날부터 모든 나라가 망하는 까닭은 백성들에게 신망을 잃었기 때문이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무신불립이라는 성어는 군대나 경제보다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데 요즘 국방부의 군사행정에 적용이 가능해서 인용해 보았다.

육군이 이미 백지화하기로 한 특전사 낙하산 훈련장 건설 사업을 음성군 원남면 삼용리 일대에 재추진 할 기미가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음성군에 따르면 최근 육군 1987부대는 강하훈련장 조성 예정지역에 대한 주민 공청회를 2회 개최할 수 있도록 음성군에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11일2면) 육군 측은 강하훈련장 백지화의 수순을 밟기 위해서는 주민 공청회가 필요하다며 공청회 개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군 관계자와 주민들은 육군 측의 의도가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 분열을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낙하산 훈련장을 재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대나 경제보다 신뢰가 중요하다는 무신불립의 성어가 아주 적절히 적용된다.

육군이 낙하산 훈련장 건설을 백지화하기로 한 것은 주민과의 약속이며 이는 행정을 연속시키는 신뢰성의 바탕이 된다.

음성군이 주민과의 약속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기에 부대 측이 요청한 공청회 개최에 협조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무신불립을 실천하는 신뢰받는 행정구현의 기반이 될 것이다.

육군과 음성군과 주민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고사성어로 미생지신(尾生之信)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미생이란 사람의 믿음이란 뜻으로, 미련하도록 약속을 굳게 지키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미생이란 사나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사랑하는 여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여인은 나오지 않았고 미생은 결국 장대비로 불어난 다리 밑에서 교각을 끌어안은 채 익사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 성어는 약속이나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미생의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행동을 지적하기도 한다. 세종시 문제로 정치권이 격돌을 벌일 때 미생지신이란 고사성어가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되어지기도 해 관심을 끈 바 있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약속을 지키려다가 익사한 미생은 쓸데없는 고집으로 목숨을 잃은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비판이 있었고 이에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한 측은 미생은 진정성이 있었기에 비록 죽었지만 후에 귀감이 됐다고 반박했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이란 고사성어도 믿음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들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사기(史記)의 상군열전(商君列傳)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전해온다.

진(秦)의 상앙(商?)이라는 재상이 법을 제정해 놓고 이 법에 대한 백성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한 계책을 세웠다.

상앙은 3장(약 9m) 높이의 나무를 남문 저잣거리에 세우고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십금(十金)을 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도 옮기려는 사람이 없었다. 상앙은 다시 오십 금을 주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

행정신뢰 어겨

상앙은 즉시 오십 금을 주어 나라가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했다. 정치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가 없는 정치는 사상누각이며 존재 의미가 없는 것이다.

무신불립, 미생지신, 이목지신 등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사성어가 많은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국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크게는 과학벨트 조성, 작게는 낙하산 훈련장 조성 등 국민을 대상으로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국가나 조직원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도자가 과연 국민이나 구성원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그래서 국가의 약속은 천금과 같아야 하고 어려운 여건에도 그 약속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보일 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국가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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