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치명적 질환 ‘폐렴’

2009년 00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00질환은 최근 10년 동안 치핵과 노년백내장에 이어 환자들이 입원을 가장 많이 한 질병 중 3위에 올랐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과 방송인 백남봉씨, 김대중 전 대통령 등도 이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결국 숨졌다.

00질환은 다름 아닌 65세 이상의 노년층과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인 폐렴(폐구균)이다.

폐렴은 특히 폐렴구균이 만들어 낸 독소가 혈액에 들어가 패혈증을 일으키고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져 생존 가능성을 10에서 20% 수준으로 낮추게 된다.

실제로 폐렴에 의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당 9.4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의 10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70세 이상을 보면 따로 떼어 보면 6위를 차지할 만큼 노년층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이처럼 노인 및 만성질환자의 경우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을 강조한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역시 65세 이상 모든 성인과 만성질환자에게 독감(인플루엔자) 백신과 함께 폐렴구균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렴 예방접종 비율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높아져 현재는 60%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폐렴 예방접종 비율은 고작 3.4%에 불과하다. 폐렴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지도 자체가 낮은 데다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폐렴은 A형 간염 백신 등과 함께 예방접종 범위를 늘리기 위한 후보 중의 하나이긴 한데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서 추진하고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폐렴 백신은 다른 백신과 달리 한 번만 맞더라도 발병 위험을 45% 가량 줄이고 사망률 역시 59%나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의 이재갑 교수는 “노년층의 독감 예방 접종 비율이 70% 이상인데 반해 폐렴은 3%대에 머무르고 있다”며 “학계 차원에서는 예방접종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부 예산 확보 문제 때문에 접종률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민주당 양승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전체 건강보험 급여에서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25.9%에서 2009년 31.4%, 2010년 6월 현재 32.2%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노년층의 건강을 지키고 사회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폐렴 예방접종의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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