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지 않아도 괜찮아 <22>--곽양숙<청주시립도서관>

누구나 혼자서 견뎌내기 힘든 순간을 경험한다.

가족간의 불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남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 그럴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해결방안이 아니라 단지 마음의 위로가 되는 말 한마디가 아닐까? 그래서인지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이 책은 제목만으로 도서관의 서가에 꽂힌 수많은 책들 중 유명 작품들을 물리치고 나의 마음을 차지하는 책이 됐다.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는 2005년에 출간된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의 후속작으로 ‘나를 움직인 한마디’의 두번째 이야기다. 전작에 이어 이 책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저명인사 49명의 내 삶을 바꾼 한마디와 그의 대한 사연들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실패했다고 여겨 아픔과 상처로 혼자 힘들어할 때 “견디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말로 잠시 주저앉아 울고 다시 일어나게 됐다는 편집장 황경신씨를 비롯해 학급비를 잃어버렸을 때 “있다고 생각하고 찾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는 소설가 최인호씨,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힘들어졌을 때 “고통이 너를 강하게 만들 거야”란 어머니의 한마디가 의지가 됐다는 장미란 선수, 그리고 “최하를 알아야 최고를 안다”는 말이 최하를 견디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는 방송인 이상벽씨 등 책 속에 담긴 한마디 한마디는 어려운 말도, 그렇다고 한껏 멋을 낸 미사여구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강한 힘을 가지게 했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움직이게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그리 길지 않은 삶이지만 나에게도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말 한마디가 있다. 바로 “다른 아이들도 하니까 너도 할 수 있어”라는 외할머니의 긍정의 말이다.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놀러 간 외가의 마당에서 동네친구들과 하는 팽이치기는 팽이를 처음 보는 나에게 생소하고 어려운 일처럼 보였다. 내 차례가 되자 머뭇거리며 뒷걸음질치는 나에게 외할머니께서 해준 그 한마디는 자신감을 갖게 했고, 여러 번의 실수는 있었지만 결국 팽이치기에 성공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일 이후로 나는 처음 겪는 당황스러운 일 앞에서 항상 이 말을 떠올리며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위안과 뿌듯한 결실을 동시에 얻게 됐다. 어느 날 갑자기 갈 길을 잃은 자신을 발견할 때, 그리고 삶이 버겁게 느껴져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책이 작은 희망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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