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들…’ 2월 17일 개봉

영화 ‘아이들…’은 2006년 공소시효 만료로 끝내 미해결 상태로 종결된 1991년 대구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실화극.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은 영화 ‘살인의 추억’(2003년)의 소재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그놈 목소리’(2007년)가 다룬 이형호군 유괴살인사건과 함께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으로 꼽힌다. 특히 앞의 두 사건과 달리 오랜 시간 그 어떤 단서조차 발견되지 않아 수많은 의혹을 남겼다.

‘아이들…’의 이용호 대표는 인터뷰에서 “앞서 영화로 다뤄진 두 사건과 달리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은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환장할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나 이형호군 사건은 범인을 모를 뿐 범인의 실체는 드러났다”며 “하지만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은 실체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발생 11년 만에 유골이 발견되면서 단순실종이 아닌, 납치 및 타살이란 범죄적 용어가 성립됐다”며 “그러니 부모들은 오랜 시간 생업을 포기한 채 아이 찾기를 멈추지 못했고, 형사입장에서는 신발 한 짝 안 나오니 맥이 떨어질 만 했다”고 사건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특히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은 한날 한시에 5명의 아이들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려 수많은 억측이 난무했다. 암매장설을 비롯해 앵벌이설, 인신매매설 등 갖가지 근거 없는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았다. 심지어는 납북설과 외계인 납치설 등 마치 소설 같은 주장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이들…’은 이로 인해 형사의 입장에서 범인을 뒤쫓은 ‘살인의 추억’이나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 잃은 슬픔을 그려낸 ‘그놈 목소리’와는 또 다른 접근법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엄주영 PD도 인터뷰에서 “사건발생 후 유해가 발견되고 또 공소시효가 만료되기까지 무려 15년의 시간을 연대기적으로 훑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가장 공정한 눈이 필요했다”며 “실제로 방송국에서 수차례 다룬 사건이기도 해서 방송국PD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당시 납치설, 납북설, 인신매매 등 수많은 설과 허위 제보들, 유력 용의자 등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과 풍경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에서 박용우가 연기한 방송국 PD ‘강지승’은 처음에는 특종에 목매는, 열의 넘치는 사회초년병으로 나온다. 강지승은 사건이 생소한 관객들에게 당시 개구리소년실종사건이 어떻게 발생하고 전개됐는지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심리학 전공인 ‘황우혁’(류승룡)교수와의 만남은 관객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누군가의 사주나 자신의 사리사욕이 아닌,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과 범인을 찾고 싶다는 열망으로 홀로 실종사건을 조사한다.

자신만의 가설로 범인을 지목하는 황 교수는 ‘애당초 아이들은 산에 가지 않았으며 아이들을 잘 아는 누군가에 의해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또 실종된 아이의 부모 중 한명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박용우는 “제가 연기한 강지승은 황 교수의 가설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고자 한다”며 “그 과정에서 형사들을 설득해 황 교수의 주장대로 한 아이 부모의 집 마당을 파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아이들…’에는 또한 당시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된 한 인물이 등장한다. ‘살인의 추억’에서 박해일이 연기한 캐릭터와 유사한 역할로 성동일이 연기한 박경식 형사는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그를 범인으로 의심한다.

엄주영 PD는 “실제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유력 용의자로 의심되는 인물이 존재했었다”며 “사실을 근거로 창조된 캐릭터”라고 말했다. 2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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