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말을 주고받을 때마다 항상 가슴이 설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혼자 살수 없는 동물로서 사회적 구조 속에서 서로간의 교감과 교류를 통하여 정서를 나누며 생활한다.

보통 사랑의 의미는 3가지로 구별될 수 있다. 첫째로 남녀간의 육체적인 사랑을 통한 인간의 근원적 감정을 뜻하는 에로스, 둘째로 정신적인 측면의 사랑을 강조하면서 소꿉친구와의 우정 같은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 플라토닉, 셋째는 종교적 의미에서의 신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며 좀더 나아가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보편화할 수 있는 아가페 등으로 분류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 덕목은 배려

필자는 3가지의 사랑을 나타내는 의미 중에서 아가페적인 사랑을 가장 좋아한다. 어릴 적 부모님에게서 받은 인성을 바탕으로 사랑의 표현을 타인들에게 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됐으며 성인이 되어서는 아내와 딸에게 사랑의 마음을 아낌없이 베풀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필자가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학창시절 읽었던 피천득 선생의 ‘인연’이라는 수필을 접하게 된 중학생시절이다. ‘인연’은 저자와 소녀 아사코와의 만남과 헤어짐에서 애틋한 감정과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사코와의 첫 번째 만남에서 세 번째 만남까지의 만남과 절제된 감정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첫 번째 만남에서 시작돼어느덧 십년이 지나 여학생이 된 아사코와의 재회에서 산보도 하고 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면서 밤늦게까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가벼운 악수로 헤어지게 된다. 그 후 또 십년이 지나 저자와 성인 아사코는 절을 몇 번씩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지는 조금은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되는 내용이다.

글 속에서 저자는 “평생을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필자가 세 번 만났으나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라고 아쉬움을 말한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세상사는 사람들의 인연이 얼마나 중요하며 평생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가는 애틋한 정서를 글로써 보여주고 있다.

필자의 경우 인생을 살면서 인연을 중요시하게 여긴다. 특히 만남에서 인연이 맺어지며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의 감정이 가져질 때는 더욱 마음이 쓰이며 정감이 가게 된다. 이러한 만남과 인연을 통해 알게 되는 사랑의 의미도 세대별로 단계가 있다.

첫째로 청소년기다. 인격형성의 기반이 되는 최초의 단계이며 이성에 눈을 뜨고 부모님과 친구, 선·후배들로부터 보고 배우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 때다. 나의 경우 이때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사랑을 배웠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배우는 의미 있는 시기가 되기를 당부한다.

둘째로 가장 역동적이며 활동적인 청년기다. 필자에게는 이 시기에 많은 친구들을 접할 수 있는 인생의 황금기였으며 또한 국가에 충성할 수 있는 군 생활을 보냈다. 아울러 결혼도 하고 가정을 만들어 나가면서 사랑의 품을 아낌없이 주고받는 귀중한 때였다. 많은 젊은이들이 후회하지 않는 청년기가 되기를 바란다.

셋째로 가장 안정적인 삶을 생활하는 중·장년기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주변을 살펴보고 나눔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는 진정으로 귀중한 시기다. 이 때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일을 아낌없이 할 수 있으며 그동안 인생을 살면서 받은 사랑을 가장 많은 부분에서 베풀 수 있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지식·정보시대 원초적 사랑 아쉬워

아직까지 사랑을 베풀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마음을 열고 인생의 진미를 느낄 수 있는 베푸는 삶을 행동으로 실천해 보기를 권한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부류는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며 사랑의 의미를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어려서 청소년기에 겪었던 애틋하고 가슴 절인 사랑, 젊은이들의 옥신각신하는 소꿉장난 같은 사랑들이 하나하나 모여 중·장년층이 되어서는 자식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가르쳐줄 수 있는 부모로서의 자세를 정립하는 것이 현대의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 같다.

무미건조하고 기계적인 현대화가 지배하는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인간이 원초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헤어짐까지의 사랑의 의미를 되살펴볼 수 있는 의미를 누구나 한가지는 마련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오늘 집에 귀가할 때 사랑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며 그간 연락하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당신을 사랑한다. 그리고 존경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어떨까? 추운 날씨가 계속되는 때에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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