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5.9 당직개편’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중폭에 그쳤다.

김기배 사무총장과 권철현 대변인 등 핵심당직자가 유임된 가운데 중.하위 당직자를 대거 교체, 당분위기의 변화를 꾀했다는 평가다.

한 핵심당직자는 이번 당직개편의 성격을 “안정속의 변화”로 해석했다. 기존 당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실무급 당직자의 면모를 일신, 활력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이회창 총재는 특히 소외인사 배려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사에 의한 당직 독점’ 불만을 무마하려 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또 당직개편을 통해 이 총재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한 측면도 적잖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로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게 당 주변의 평가다.

당내 비주류 인사가 배제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립 성향의 의원들을 `우군화’함으로써 비주류를 간접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대여(對與) 관계도 상당부분 고려된 흔적이 엿보인다. 권철현 대변인 유임과 검찰총장 출신인 김기춘 특보단장 임명 및 원내총무 후보로 이재오, 안택수, 안상수 의원 등 `투쟁성’이 강한 재선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정책위의장으로 포항제철 회장출신인 김만제(의원이 기용된 것은 `국민우선 정치’를 위한 실물 경제통 포진의 성격이 강하다. 당초 율사출신이 검토됐으나이 총재가 민생 경제난을 감안, 김 의장으로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윤여준 의원 등 이 총재 핵심측근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측근 포진에 대한 당내 반발 등이 감안됐으나, 이보다는 아직은대선 체제를 전면 가동할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당직개편에 대해 `한시용’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 실질적인 대선 조직인 국가혁신위에 당내 중진들을 대거 포진시켜 실무형당직 인선을 보완했다.

이 총재가 혁신위 위원장으로 나서고, 박관용, 이상득 의원이 부위원장에, 서청원, 현경대, 홍사덕, 신경식, 이강두 의원, 함종한, 이명박 전의원 등이 분과위원장에 대거 기용된 것은 `혁신위 중심’의 중.장기 당운영을 예고하고 있다.

제3정조위원장에 전재희 의원, 교육발전분과위 부위원장에 김정숙 의원을 기용한 것은 여성 배려를 위해, 대외협력위원장에 김영춘 의원,문화예술분과위 부위원장에 남경필 의원 등을 임명한 것은 소장파 배려 차원에서 이뤄졌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