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이필용 음성군수 취임을 앞두고 감우재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소지역주의를 극복하는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군정의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데스크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6·25 전쟁 최초 승전지라는 영광을 가진 감우재에 음성의 소지역주의를 상징하는 척도가 아닌 최초 승전지라는 역사의 영예를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필용 군수가 이끈 5개월간의 군정을 살펴보면 소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또한 공무원을 추슬러 조직의 통합과 소통을 통해 군민 화합을 도모하는 리더십도 부족했다.

상하 보고체계 정립 필요

여기에다 이번 새주소 사업의 부실 문제에서 보듯이 상하 보고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이 군수는 출신지역 이외의 공무원들을 끌어안는 데 실패하면서 타 지역 출신 공무원들의 근무의욕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음성읍 지역 주민들의 여론도 심상치 않다.

주민들은 각종 사업이 금왕읍 등 감우재 위주로 추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물론 사실이 아니지만 이런 의혹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군민 대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주민들뿐 아니라 공무원들도 ‘이러다 군청만 빼놓고 다 빼앗기는 것 아니냐’라는 푸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월 인사에서 금왕읍 출신 6급 담당들은 거의 다 영전을 했다. 이들이 요직에 배치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여기에 이번 연말 정부 표창도 부서별 공문 열람도 없이 모 지역 출신 공무원을 직접 지정해 상신했다는 소식은 공무원들을 허탈하게 했다. 요즘 공무원 사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이 심상치 않다.

도로명 새주소 사업을 추진하면서 업무소홀 등으로 2억8천만원 가량의 손실을 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혈세를 낭비한 공직사회에 비판이 대단하다.

수개월이 지나도록 군수에게 보고도 하지 않는 등 공직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보고체계가 전혀 가동되지 않은 것은 조직의 큰 문제다.

이 군수는 “담당 공무원들이 사실을 숨겨서 8개월여 동안 군에서 대응하지 못했다”라며 “1차 책임은 담당 공무원에게 있고 2차 책임은 경리관에게도 있기에 해당 공무원 징계와 구상권 청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기라는 실망감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생극면 방축리 일대에 추진하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에 대한 주민 갈등을 풀어내는 능력도 부족했다. 고령의 주민들이 추위 속에서도 59일간이나 장기 천막농성을 했다.

농성을 푼 것도 한시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행정기관의 역할이 충분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허위서류를 가지고 음성군으로부터 12억2천여만원의 보조금을 타낸 사태가 발생했다.

이처럼 허술한 보조금 관리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군정이 마치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사업은 수많은 군정업무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대형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이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조직경영에는 만병통치약이 없고 리더십에는 정형화된 매뉴얼이 없다. 예전에는 예(禮)와 인(仁)을 갖춘 리더가 필요했고 요즘에는 변화와 창조를 중시하는 리더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난맥에 빠진 음성군에는 무엇보다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간절히 요구되고 있다.

발전 방향 제시하고 이끌어야

이 군수가 단점보다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공무원들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도의원 시절을 기억하는 도청 공무원들은 일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몇 개월간 이 군수 밑에서 업무를 추진해온 공무원들도 일에 대한 욕심과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은 역대 군수 중 최고라고 말한다.

어떤 조직이라도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얼마나 갈등을 최소화시켜 화합의 분위기로 나아가느냐는 것은 결국은 리더의 리더십이 결정할 문제다.

지역발전이라는 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소통과 화합으로 직원들을 이끌어 전국에서 가장 발전하는 음성군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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