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3년차 유서진

SBS 주말극 ‘시크릿가든’의 주인공 현빈(김주원 역)은 갑자기 몸에 이상을 느낄 때 휴대전화 단축번호 1번을 누른다. 곧 이어 연결되는 이는 바로 주원의 오랜 친구이자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유서진(이지현 역)이다.

유서진(33)이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어디서 많이 본 배우인데”다. 1997년 MBC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뒤 13년째 활동하며 얼굴은 많이 알렸지만 대중에게 ‘유서진’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지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최근 만난 유서진은 “이젠 역할 보다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2002년 MBC ‘내 이름은 공주’ 주연을 비롯해 ‘나쁜여자 착한여자’, ‘대왕세종’, ‘온에어’, ‘유리의 성’ 등에서 조연으로 연기력을 쌓아왔다. “연기가 천직”이라 생각해 묵묵히 배우 인생을 살아왔지만 대중들에게 인식되는 존재감에 대한 목마름이 생겨났다는 것.

그런 유서진에게 ‘시크릿가든’은 또 한 번의 기회다. ‘온에어’에서 맺은 김은숙 작가와의 인연이 ‘시크릿 가든’까지 이어져오며 연이어 ‘히트작’에 출연하게 됐기 때문.

특히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빈을 뒤에서 지켜보는 친구 이지현 역으로, 여주인공 하지원이 연애상담으로 찾아올 정도로 주목도도 높다.

“극중에서는 현빈의 오랜 친구같은 역으로만 비춰져요. 하지만 옛 연인이었던 뉘앙스가 있어 하지원에게 약간의 질투를 느끼기도 하지요. 현빈씨는 자기 생각을 확실히 어필하는 열정이 넘치는 배우에요. 그러면서도 매우 공손한 후배라 멋지더라고요.”

김은숙 작가는 유서진에게 ‘쿨한 여자’를 주문했다. ‘까칠한 도시 남자’(까도남)이라 불리는 주원 캐릭터는 당당한 백화점 CEO지만, 그런 주원을 바라보는 지현 캐릭터도 자신의 입지가 뚜렷한 여의사이기 때문.

“작가님께서 주원에게 꿀리지 않는 ‘같은 레벨’의 여자라고 강조하시더라고요. 지현은 퉁명스럽기도 하고 불친절하지만 속이 깊어서 내면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에요. 자존심 때문에 속마음을 끝까지 품고 지나가버리는.”

현빈이 연기하는 주원이 ‘까도남’이라면 유서진의 지현은 ‘까도녀’인 셈. 유서진은 수더분한 하지원의 ‘길라임’과도 대비되며 지적인 도시 여자의 매력을 연기해낼 계획이다.

늘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불만이라는 유서진. 하지만 그 뒤에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그녀의 연기력이 있다.

“작품 하는 동안에는 캐릭터가 돼 산다”는 유서진은 앞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7개월 전부터는 매주 목요일 KBS 2FM ‘이수영의 뮤직쇼’에서 JK 김동욱과 연애상담 코너 ‘연애, 어디까지 가봤니’를 진행하며 라디오 드라마에도 도전하고 있다.

“연기를 13년간 해 왔지만 조연 중에서도 ‘그 사람 아니면 안 된다’는 단계까지는 못 갔던 것 같아요. 조연을 하더라도 성동일 선배, 임현식 선생님처럼 연기를 잘하면서 동시에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스타도 좋지만 실력으로 먼저 인정받는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서진.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그녀가 앞으로 어떤 방면에서 이름을 새겨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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