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잔의 차 <16>]--김연화<청주시립정보도서관 사서>

희망에는 생명력이 있다. 스스로 싹을 틔울 자리를 찾아가는 건 물론이고 영양분의 공급원을 고르는 일에도 탁월하다. 뿌리는 얼마나 깊은지 웬만큼 뿌리를 내렸다 싶으면 아무리 흔들어도 끄덕없다. 그래서 ‘희망’이란, 때론 ‘기적’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내곤 한다. 작은 씨앗같은 희망을 만들어 내는 기적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레그 모텐슨 이라는 한 사내가 있다. 히말라야 산골마을 사람들과 차 세잔을 마시고 가족이 되어 78개의 학교를 세운 사내다.

그는 국제구호단체 소속도 사회사업가도 아닌 등반가였다. 그런 그가 이런 기적을 일으킨데는 단지 여동생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떠난 K2등정에 올라 조난을 당해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을때 히말라야 발치의 작은 마을 코르페 사람들이 자신을 구조하여 한달이 넘는 따뜻한 친절과 보살핌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약속에서 비롯되었고 그들의 소원은 단지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 뿐이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모텐슨은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병원 야간근무를 자처하고 집세 낼 돈도 아까워 중고차 안에서 잠을 청하면서 정치인, 사업가, 배우 등 유명인사 580명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렇지만 답장은 100달러를 보낸 한명뿐이었고 힘들게 학교 세울 돈을 모아 다시 히말라야로 돌아간 그에게 난관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배움의 기회를 얻고자 하는 곳은 코르페 마을뿐만이 아니었고 그들의 요구를 뿌리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었으며 더군다나 학교를 짓는데 필요한 목재와 자재를 구하는데도 쉽지가 않았다.

간신히 자재를 구해 코르페 마을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마을을 드나드는 다리가 없어 다리를 짓고 우여곡절 끝에 코르페 마을에 학교를 짓게 되고 약속을 지키면서 그 약속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78개의 학교를 세운 사내가 되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꿈과 한 사람의 약속이 만나 학교를 세워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약속과 믿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한 사람의 희생이 얼마나 사회를 크게 변화시키고 세계에 감동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준다.

파키스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감동의 드라마는 테러와 전쟁 소식이 가득한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게 하고 꿈을 꾸게 한다. 산악인으로써 산에 오르는 일을 포기하고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기 위해 바보 같은 길을 가는 성자 같은 삶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읽는 사람에게 진정한 삶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덤으로 진한 감동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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