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의 국립대학의 교원들에 대한 성과 연봉제 도입에 대한 법률이 입법 예고되었다고 한다.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들에서 경쟁력 강화가 요즘 시대의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이고 대학 또한 일방적으로 대학의 특수성을 주장하면서 이를 외면 시 할 수만은 없다.

당연히 대학의 경쟁력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교원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따라서 열심히 일하는 교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겠다.

하지만 자칫 철저한 준비 없이 시행되는 성과 연봉제의 도입은 다양한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이에 대한 우려 또한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다양한 학문 분야가 어울러져 있는 대학에서 일방적인 성과위주의 연봉제는 매우 큰 저항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분 분야와 자연 및 공학 분야는 그 학문 특성이 매우 판이하게 다르게 때문에 학교 자체에서의 이 두 분야를 동시에 평가할 경우 어느 한쪽에 불합리한 성과 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화학 공학을 전공하는 교수와 성악을 전공하는 음대 교수를 유사한 기준의 잣대로 그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학문 분야를 어우르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구성원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별 대학 내에서 이와 같은 공정한 평가를 기대하는 것은 아주 큰 무리가 뒤따른다.

그러므로 교육부에서 전국의 국립대학에 교원 성과 연봉제에 대하여 적절하고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필요하다면 대학 내부의 성과 연봉제에 대학별 평가에 대한 내용을 덧붙이는 것도 가능한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여하튼, 대학 교수라고 하여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만은 없겠다. 대학 교수 자신들이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국립대 교수의 성과 평가는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현재 도입되리라고 생각되는 성과 평과 방법에서 연구 업적을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도입한다면 연구 성과가 그리 많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예체능 분야의 교수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인문학의 많은 교수들도 낮은 평가를 피할 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이미 청춘을 바쳐서 자신의 학문 분야에 높이 이바지 하고 은퇴를 앞둔 원로 교수들에 대한 성과 평가에서도 젊은 신진 교수들과 비교하여 불이익이 따를 수밖에 없겠다. 따라서 통상적인 한해의 성과에 대한 성과 평가가 아닌 누적된 성과 평가 혹은 다년간의 성과 평가로서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점점 더 줄어드는 대학 신입생과 더불어서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이제 정부 주도가 아닌 대학 스스로도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공부하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지만 대학 입학 후의 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힘들겠지만 대학의 교수들이 조금씩 자신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노력한다면 조금 더 경쟁력 있는 대한민국 건설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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