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전 CBS사장

‘내 삶의 알파와 오메가는 언론인.’

젊은 시절의 열정을 불태웠던 기자생활, 중년의 노련함으로 최고를 달렸던 언론사 CEO시절. 지난 30여년을 잔뼈 굵은 언론인으로 세상의 모진 풍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뼛속까지 언론인 정신으로 무장된 그가 또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정식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객원교수(56).

인생 2막의 끼를 젊은이들에게 마음껏 발산하는 대학교수로 변신해 지칠줄 모르는 열정을 대학에서 펼치는 멋진 이모작 인생을 즐기고 있다.

17일 만난 그는 “언론인의 길을 걸으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학생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소중한 만남이 되길 바라면서 항상 설렌 마음으로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언론인이 취해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 등 언론인의 바른 정신을 후배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인생 2막의 새로운 목표”라며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요즘 눈만 뜨면 언론 동향을 살피고 미래 언론 방향을 짚어보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시간에 쫓겨 엄두도 내지 못했던 부분들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블로그 관리를 위한 컴퓨터와 저서 출판을 위한 카메라 등 끝없는 배움의 열정이 습관화가 되어버린 그의 인생은 학생들과 후배 언론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또 그의 별칭인 ‘노래하는 CEO’답게 음악과 파워포인트를 적절히 조화시킨 강의는 재미와 학생들의 눈높이를 배려한 맞춤형 강의로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현재의 언론인과 미래의 언론인 사이를 잇는 소통의 다리를 놓고 있다. 외국 저널리즘 스쿨의 경우 70~80%가 현역 언론인 출신 교수들로 구성돼 실전에 바로 투입 가능한 언론인을 양성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현직출신 교수가 드물어 현실과 다소 먼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학 교육과 차이가 큰 언론계의 현실은 비록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학생들일지라도 헤쳐나가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현실과의 차이를 줄여주고 진로를 함께 고민하며 방향을 제시해주는 언론계 선배로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현역시절들을 되돌아보면, 앞으로 모진 세상 풍파의 중심에 서게될 학생들에게 경험을 통해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그의 말 한마디는 마음을 움직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는 학생들에게 묻는다. “과연 내가 왜 언론인이 돼야 하는갚라는 질문을 던진 후 “돈을 많이 벌려면 언론인이 되면 안된다. 언론인은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니고 사회에 뭔가 기여하고 사회발전을 위해서 자기 나름대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사회적 사명의식 속에서 언론인이란 직업을 택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며 과거 속 언론인 시절의 기억을 더듬었다.

유신말기인 1979년 20대 청년시절 CBS에 입사해 사회부 기자로 나날을 보내던 중 1980년 말, CBS는 보도와 광고기능을 박탈당하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으면서 기자들은 모두 KBS쪽으로 강제 통합됐다. 20여년전 7년만에 뉴스가 부활됐을 때 그는 KBS에서 CBS로 돌아와 뉴스 부활 작업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보도국에 숙직실도 없는 열악한 환경탓에 책상위에서 새우잠을 잤던 고생 아닌 고생들이 거름이 돼 15년후 2003년 CBS 7대 사장으로 취임한다. CBS 50년 역사에 사원 출신으로는 최초의 사장이다. 취임하자마자 언론기관으로의 입지를 강화시키기위해 온라인 ‘노컷뉴스’를 출범시키고 3년 후 ‘데일리 노컷뉴스’라는 이름의 무료신문으로 오프라인까지 진출하게 됐으며 CBS TV도 크게 확장돼 사장 재임 6년간 연속 흑자를 이끌면서 CBS의 대내외적인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그가 기자에서 CEO로, 또 대학교수가 되기까지 변화무쌍한 인생을 만들어준 터전은 다름아닌 충북이었다. 1976년 ROTC 소위로 훈련을 받고 처음 부임한 곳이 증평 37사단이었고, CBS청주본부장을 지낸 인연으로 충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충북명예도민증까지 수여받으면서 충북은 이제 그의 가슴 속 깊숙이 담겨진 제2의 고향이 됐다.

지난해 다사다난했던 언론인으로서 마지막인 CBS 사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현재의 언론계와 미래 언론계를 짊어질 학생들의 가교 역할에 사력을 다하는 것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준 인생 2막의 마지막까지 언론인으로 살다가야 한다는 사명의 뜻이 있다.

요즘 또 하나 그의 관심사는 지역신문 활성화 방안이다. “지역신문이 왜 필요한갚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지역 주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TV에서 좋은 뉴스를 보면서 재밌는 드라마와 오락을 보듯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기다려지는 지역신문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주민이 먼저 찾는 신문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준비된 언론인’을 기르는 언론계의 선배이자 스승으로 살아가겠다는 이 교수. “지금 충북의 지역 신문계에 절대강자가 없기 때문에 어느 신문도 1등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게 기회다.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지역신문시장이 형성돼 지역에서 배출되는 미래의 언론학도 인재들이 밝은 미래를 향한 꿈을 지역신문시장에서 함께 펼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는 그의 말이 귓전을 울린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