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오래 전부터 사회 속에 습관처럼 굳어져 내려온 풍속이다. 이러한 전통은 나라와 민족의 정신적 세계를 지배해 왔다. 전통은 문화적 영역을 계승한다.

전대(前代)와 후대(後代)를 이어가는 생명이기도 하다. 전통은 태초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은 아니다.

창조적 노력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본질과 속성의 왜곡이나 변질은 없어야 한다.

지속적인 창조적 노력이야말로 전통을 계승해야 할 후대들의 사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화 속에서 잊혀져 가는 전통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 또한 이를 토대로 더욱 찬란하게 재창조해 나가야 한다.

한방도 전통의 일부다

한방(韓方)도 전통의 일부다.

비록 모태가 ‘순혈(純血)’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것을 받아들여 우리의 문화와 사상을 접목해 새로운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면 그것도 우리의 전통이다.

우리의 전통인 한방이 새롭게 부활한다.

충북도와 제천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가 지난 16일부터 한 달 동안 제천시 왕암동 제2산업단지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제천시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한방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를 통해 지역 산업경쟁력을 부활시킬 원동력이 될 수 있는 한방건강산업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병 없이 생을 마감하고 싶어 한다. 이번 한방엑스포가 지향하는 것이 ‘한방의 재발견’이다. 인간의 꿈인 ‘무병장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이번 엑스포는 민족의 생명을 이어 계승돼 온 한방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조명된다. 침과 뜸에서부터 경혈경락, 한방의 현대화·산업화에 이르기까지 한방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자리다. 한방엑스포는 단순히 관람객들에게 체험하고 보여주기 위한 체험·전시의 공간이 아니다.

현대화 속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한방의 가치와 지속발전성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성장과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소명(召命)의 의식(儀式)’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한방의 역사적 유지(遺址)인 제천의 전통을 되찾아야 한다는 충북인의 책무가 담겨져 있다.

한방을 홀대하거나,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세인(世人)들에게 한방의 유익과 특효를 새삼 깨닫게 하는 교육도 존재한다.

이러한 의미와 가치를 완성하기 위해선 외형적 성공에 만족해선 안된다.

몇 명이 관람했으며, 이를 통해 얼마 정도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등의 통계적 수치에 치중해선 안된다는 말이다.

단 한 명이 행사장을 찾는다 하더라도 그 한 사람이 한방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계승의 절대적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한 사람이 또 다른 한 사람에게 자신이 재발견한 한방의 가치를 전하고, 그 몇 사람이 다시 전파해 나간다면 분명 그 전파의 위력과 의미는 한방엑스포가 지향하는 것들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를 위해선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자치단체는 물론 관련학계와 업계, 지역주민부터 한방엑스포의 목표와 목적, 의미와 가치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번 엑스포는 제천시 탄생 이래 가장 큰 국제행사로 흥행여부가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개막전, 일부 시설물이 공사를 마치지 못한 채 껍데기만 싸여진 시설로 남고 공정을 예측하지 못해 차질을 빚은 곳도 있다. 행사장을 방문한 지역 주민들은 잘된 곳보다 잘못된 곳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모든 것이 내 지역에서 펼쳐지는 행사인 만큼 걱정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한방엑스포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제천시민들의 애정이 담겨야 한다. 열정을 쏟아야 한다.

엑스포 성공 열정 쏟아야

그렇지 못한 채, 일회성 행사로 끝나고 만다면 경제적·시간적 손실만 초래할 뿐이다. 이 같은 손실은 고스란히 제천시민들의 몫이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창조적 재발견을 통해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할 한방을 한낱 동물원의 원숭이 꼴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전통의 가치를 박제(剝製)된 흥밋거리 정도로 여기게 되는 역사적 과오를 자초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 손안에 들어온 전통을 우리 자신이 버린 꼴이 된다.

이번 한방엑스포를 유치한 것은 민선 4기 엄태영 시장이다. 엑스포 유치가 엄태영 전 시장의 역사라면 이것을 이어 받아 성공적으로 치루는 것 역시 최명현 시장의 역사가 된다. 새로운 국민적, 시민적 관심을 촉발하고 한방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본질적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조선시대부터 3대 약령시장의 명성을 이어왔던 제천을 한방특화도시, 의료관광휴양도시로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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