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쯤 해운대라는 영화가 개봉된 것으로 기억한다 설경구, 박중훈, 엄정화 등 호화 캐스팅의 재난영화로, 휴가철 부산 해운대에 쓰나미가 덮쳐 발생하는 재난 상황에 웃음 요소를 가미해 만들어 낸 휴머니즘 영화다. 청주시 재난의 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 영화를 그저 재미로 보아 넘길 수 없었다.

사이클론, 토네이도, 태풍, 윌리윌리 등은 이맘때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 보았음직한 단어들이다. 매년 여름철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은 그 날카로운 발톱으로 우리나라에 자국을 선명하게 남겨놓고 지나가곤 했다. 장마철만 되면 늘 TV, 라디오, 신문 등 대중매체를 통해 여름철 재해의 강한 위력을 실감하면서 피해를 당한 주민들을 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누지 못해 혀를 차곤 했던 기억이 새롭게 다가온다. 이처럼 자연재해는 부지불식 간에 우리 곁으로 다가와 극복할 수 없는 피해를 주고 떠나간다.

어떻게 하면 나에게 올지도 모를 여름철 재해의 위험을 사전에 예방해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까? 가정에서는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 곳이 없는지 사전에 점검·보수하고 낡은 지붕은 비닐 등으로 단단히 덮고 묶어서 폭풍우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며 배수구의 막힌 곳을 정비하고 오래된 축대·담장은 넘어질 우려가 없는지 미리 정비하고 노약자나 어린이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보행자는 천둥이나 번개가 칠 때에는 우산을 쓰지 말고 전신주 큰 나무 밑은 피하며 낮은 곳으로 가거나 큰 건물 안으로 대피하고, 물에 잠긴 도로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맨홀·하수도 등 위험한 곳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급적 피하고 조그만 개울이라도 건너지 말며 안전한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차량은 물에 잠긴 도로나 낮은 교량을 피해 평소 아는 길로 저단 기어로 운행토록 하고 하천변 주차 차량은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각종 공사장에서는 작업을 중지하고 떠내려가거나 파손될 우려가 있는 기자재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 조치하고, 굴착한 웅덩이에 물이 들어가 무너질 우려가 없는지 확인해 보강시설 등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행정관서에서는 이맘때가 되면 재해 대책반을 세우고 수해에 대비 하고자 도로변의 축대·하천의 제방·하수시설·주요 위험건물·가로등 등 재해 발생의 위험이 있는 시설에 대해 매년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많은 양의 강수가 무심천으로 유입할 경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심천 하상도로에 차량의 통행과 주차를 제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예측할 수 없는 재난 상황에 대비하고 개개인의 안전을 완전히 보장하기에는 여전히 행정관서에 어려움이 많이 있다.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에게도 자연재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자연재해가 대중 매체를 통해 볼 수 있는 일일 뿐 나와는 무관한 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많은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한탄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나에게는 자연재해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무사안일한 생각으로부터 재난은 다가온다.

태풍, 집중호우 등으로 재해를 입고 난 후 보상 등의 문제를 가지고 실갱이를 하기에 앞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는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보상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인명 피해는 보상으로 대신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또한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휴가가 한창인 때다. 저마다 생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혹은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 예쁜 추억을 만들기 위해 계곡·바다로 떠나는 시기이다. 그러나 날씨는 우리들에게 늘 우호적이지 않다. 재난으로부터 나와 내 가족, 내 재산은 내가 먼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행정관서의 지시, 대중매체의 홍보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철저히 수해에 대비해 스스로를 지켜 나갈 때 여름철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청주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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