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부(副)와 명예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 한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부와 명예를 얻으면 권세(權勢)가 수반되는 것은 공식이다. 권세를 올바로 사용하면 세상을 정의롭고 융성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릇되게 사용하면 불의(不義)와 오만(傲慢)이 요동치는 세상으로 변질된다.

그렇다면 부와 명예, 즉 권세를 올바로 행사하기 위해 전제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기 수련’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가장 엄격해야 한다. 또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 수련해야 한다.

권세는 ‘자기 수련’이 바탕 돼야

정치 지도자의 덕목서로 널리 읽히고 있는 ‘삼사충고(三事忠告)’의 저자인 장양호(長養浩)는 주장하고 있다.

“항상 자기 수련에 힘쓰는 자는 명예를 얻을 것이다. 하지만 게을리 한 자는 치욕을 당할 것이다”라고.

자기 수련에 힘쓰는 사람이란 항상 청렴한 태도를 유지하고 충성심이 강해야 한다. 또 정도에 맞게 일을 해결하며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는 인물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의 자세다.

반면 자기 수련을 게을리 한 사람은 직무를 잊고 사리사욕만을 좇는다. 또한 탐욕스럽고 과거의 잘못을 반성할 줄 모른다. 이들은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하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이다. 지도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

이 부분에서 장양호가 강조한 것은 ‘지도자는 부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서 정의를 지키면 이익을 얻기 어렵다. 또 이익을 중시하면 정의를 지키기 어렵다. ‘이익’과 ‘정의’는 결코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의 본보기가 되고 대변해야 할 위치에 있다면 더욱 정의를 추구해야 옳다. 이들이 정의는 저버린 채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주민들의 이익 추구보다 더한 비난과 경멸을 받게 된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주민의 대의를 위한 지방의회가 새롭게 출범했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대표적 산물이다. 의회를 구성하는 지방의원들은 지방자치의 표상(表象)이 되기 때문이다.

지방의원은 수많은 주민을 대표한다. 그 만큼 정치와 행정이 정의롭고 공평하게 이뤄지도록 파수꾼 역할에 충실해야 할 사명을 가진다.

그래서 주민들보다 엄격한 도덕성과 자기 수련, 공명정대함이 요구된다.

늘 주민의 이익과 지역 발전을 위해 부여된 책무가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체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리사욕이나 독선, 편견이나 주관적 판단이 작용해선 안 된다.

겸손히 주민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 겸허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그것이 그들을 택한 주민의 요구며 기대요 믿음이다.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는 배신이다. 믿음을 저버리는 것은 살인이나 상해보다 더 큰 상흔을 남긴다. 주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해야 하는 소명(召命)은 그들이 의원으로서 권세를 누리기 앞서 지켜야 할 약속이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20년 동안 주민들은 지방의회의 존재 필요성을 공감하지 않는다. 그들로부터 받은 실망과 배신감은 그들에 대한 편견과 불신을 고착시키는 요인이 됐다.

변해야 한다. 진정으로 주민을 대변하고 진실로 정의로운 지도자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주민은 정치와 행정을 믿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운용하고 견제·감시하는 사람들을 신뢰하고 기대한다. 그것이 정칟행정에 대한 믿음으로 투영될 뿐이다.

하지만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지방의회가 그리 믿음직스럽고 정의로워 보이질 않는다. 권세와 이익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모습은 여전하다.

지방의원, 주민권익·지역발전 지향해야

충주시와 제천시의회는 지난 5대 의정 활동에서 지탄과 수없는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제천시의회는 검은 돈까지 받아 의원 2명이 구속되고 2명이 기소되는 등 시민들은 경멸하며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반성하나 했더니 6대 개원에서 의장단 자리를 놓고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이더니 회기가 시작됐지만 상임위 구성도 하지 못한 채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모든 지방의원들이 장양호가 됐으면 한다. 자기 희생과 헌신을 통해 주민의 권익과 지역발전을 지향하고 수호하는 자세로 의정 활동을 펼쳤으면 한다.

의원 자리도 ‘권세’다. 주민들에 의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세는 자기 이익이나 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의와 공의(公義)를 위해서만 써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이 주민을 행복케 하고 감동케 하는 길이다. 또 본인 스스로 행복하고 만족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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