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새로운 목민관들이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도내 기초·광역자치단체장들은 취임식을 간소하게 하거나 취임식 비용을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하는가 하면 형식보다는 실리를 챙겼다.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취임식에서 군정 운영 방향과 철학, 비전 등을 밝히고 음성군의 재도약 의지를 천명했다. 이 군수는 ‘활력 있는 복지음성’을 모토로 역동하는 지역경제, 균형 있는 지역개발, 서민중심 나눔 복지, 수준 높은 문화교육, 화합하는 신뢰행정을 군정 목표로 삼았다.

유영훈 진천군수도 ‘군민이 주인이 되는 건강도시 생거진천’이란 슬로건 하에 건강한 교육, 건강한 문화, 건강한 경제, 건강한 복지, 건강한 환경을 군정 목표로 삼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임각수 괴산군수도 군정 방침을 ‘활기차고 풍요로운 괴산건설’로 정하고 경쟁우위의 농축산업 육성, 활력 있는 경제기반 구축, 함께하는 사회복지 실현, 특색 있는 문화관광 기반, 가치 있는 산림자원 활용을 군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선거 당시 공약 실천의지 돋보여

홍성열 증평군수는 ‘섬기는 군정 행복한 군민’의 슬로건과 희망찬 교육문화, 따듯한 보건복지, 활기찬 지역경제, 잘사는 농업농촌, 투명한 열린 행정을 군정 방침으로 내세웠다.

모두가 지난 6·2지방선거 당시 민초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취임부터 실천해 진정한 목민관이 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민초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달콤한 말로 목민관에 당선된 뒤 자신의 잇속만 챙긴 양두구육의 공직자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보아왔다.

목민관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이 갖춰야 할 자질로 덕망, 위신, 총명을 꼽았다. 덕이 있어도 위엄이 없고, 뜻이 있어도 분명치 못하면 그 직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렴과 절약과 검소를 생활 덕목으로 삼아 명예와 재리(財利)를 탐내지 말며 백성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민의를 잘 수렴하는 애휼정치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일자로 새로 임기를 시작한 시장, 군수, 구청장들을 위한 직무 가이드북 ‘21세기 목민관의 길’을 발간해 지자체에 배포했다. 현대판 목민심서인 셈이다. 4장으로 구성된 책의 내용을 보면 시대만 달리 할 뿐 다산이 강조한 것들이다. ‘목민심서’ 율리 편에 보면 “지방관은 백성과 가장 가까운 직책이기 때문에 임무 또한 중요하므로 선행, 신망, 위신이 있어야 하고 청렴과 근검을 생활신조로 삼아 부와 명예를 탐하지 말고 민의를 잘 수렴하는 애휼정치에 힘써야 한다”는 구절이 있다.

목민관에 오른 단체장들은 승리의 달콤함에 젖어 유권자와의 약속 실현을 게을리 하거나 주민의 힘으로 얻은 권력으로 주민 위에 군림하고 가족, 친·인척은 물론 자기 편을 위해 각종 이권을 챙겨주고 인·허가 및 특혜에 개입할 경우 4년 뒤에는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초를 위한 진정한 목민관으로 거듭나는 첫 출발을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리더는 늘 고독한 상황에 놓인다. 진정 유능한 리더는 수 없이 맞이하는 여러 딜레마에서 합리적 계획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다.

리더십·합리적 계획으로 딜레마 극복을

리더들이 흔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강력한 리더십과 권한 이양 요구를 들 수 있다. 주민들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발휘해 일사분란하게 리드해 주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각 계층마다에 많은 권한을 이양해 주길 바란다.

주민들은 자치단체장에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주인정신을 가지라고 주문하면서 한편으로는 손익에 대해 구성원 각자가 책임 져 주기를 희망한다. 리더의 리더십이 뛰어나고 비전이 매우 좋다 하더라도 관리가 불량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다. 반대로 관리가 아무리 잘 되어도 비전이나 리더십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부정이 개입한다거나 부당낙찰 과오를 범하는 등 관료주의적 병폐 타개 방안도 동시에 모색이 되어야 한다. 결국 훌륭한 리더는 여러 가지 형태의 딜레마를 중용적·합리적 계획으로 극복해 나가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제 앞으로 4년은 리더들의 생각과 잠재의식에 달려있다. 주민들이 풍요롭고 영위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목민관은 고독해도 주민들이 고독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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