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로 식욕이 떨어지고 땀을 많이 흘려 기력이 없어 자꾸 늘어질 때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닭고기의 따뜻한 성질에다 기를 올려주는 인삼의 약효를 첨가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식이다.

삼계탕과 더불어 한의학에서는 여름에 겨울 감기를 미리 예방하는 치료법이 있는데 이를 삼복첩(三伏貼)이라 한다. 겨울의 병을 여름에 치료하고 예방한다는 동병하치(冬病夏治)의 개념으로 중국과 대만에서는 호응을 얻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겨울 감기의 대표적 예방 프로그램이 바로 삼복첩이다.

삼복첩이란, 임상에서 응용 되고 있는 혈위 약물요법 중 부첩류 고제(敷貼類 膏劑)의 일종으로, 양기(陽氣)가 가장 성한 초복·중복·말복의 삼복날에 배수혈 등의 혈위에 고제(膏劑), 환제(丸劑), 병제(餠劑)의 형태로 주로 신온(辛溫)한 약물을 첩부함으로써, 약물과 자연의 온열지기를 빌어 인체의 양기를 북돋아 줘 한사(寒邪; 차가운 나쁜기운)를 몰아냄으로써 호흡기 질환을 비롯한 겨울철에 걸리기 쉬운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원래 한의학의 “春夏養陽 秋冬養陰”(춘하양양 추동양음; 봄여름에는 양기를 기르고, 가을겨울에는 음기를 기른다)의 사상에서 기원한 것으로 구체적인 방법은 ‘장씨의통(張氏醫通)’의 소천고(消喘膏)에서 유래했는데, 부작용이 적고 비용이 저렴하며 시술이 간편하고 안전해 소아·청소년이나 노약자에게 예방의 측면에서 적합한 장점이 있어 최근에 많은 환자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

여름철은 무덥기 때문에 땀구멍이 잘 열려서 중요한 혈위 또한 잘 열리는 속성이 있으므로 약물을 혈위를 통해 잘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한의학은 인체는 소우주라는 개념에서 전체적인 조화를 꾀하기 때문에 인체의 질병도 하늘의 기운을 빌어 치료할 수 있다. 즉, 여름철의 따뜻한 기운이 겨울 병을 예방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겨울철 병은 마땅히 따뜻한 기운을 넣어 줘 찬기운을 몰아내 치료했는데, 겨울에는 오장(五臟)의 양기가 충실해 이때 양기를 잘못 넣어주면 도리어 해가 된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오장의 양기가 비어 있어(즉, 속이 차갑게 비어 있어) 양기를 넣어주기에는 여름철이 좋은 것이다. 우리가 더운 여름날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치다. 감기에 잘 걸리는 것은 체질과 관련이 있는데, 잘 걸리는 사람은 여름철에도 잘 걸리고 겨울에 심하던 병이 여름철이 되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양기가 체질적으로 부족한 사람에게 나타나게 되는데, 체질적으로 양기가 부족한 사람이 여름철에 겨울 병의 증상이 있을 때 양기를 북돋워 주면 예방과 치료를 겸하게 되는 것이다.

올 여름 삼복더위에는 삼복첩으로 정기(正氣)를 길러 면역력 강화와 질병의 예방과 관리라는 측면에서, 건강한 겨울을 위해 미리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동병하치적인 예방생활을 통해 평소 가족들의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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