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난청]--정진흥<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원장>

   

귀로 잘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귀로 들으면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현대인들 중 여러 이유로 잘 듣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전성 난청으로 성장 후 갑자기 들리지 않기도 하며, 정상적으로 태어났지만 불의의 사고나 소음환경에 노출되면서 청력이 손실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 MP3나 오디오 사용이 늘고 생활 속 소음공해로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난청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소음의 축적으로 인한 난청은 늘어날 전망이다.

청력장애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고, 고혈압 유무, 유전, 소음노출 정도 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노인에게 대표적인 것은 노인성 난청이라고 부르는 청신경 노화에 의한 현상이다. 이 노인성 난청의 특징은 모든 음을 잘못 듣는 것이 아니라 주로 ‘스’, ‘츠’, ‘트’, ‘프’, ‘크’와 같은 고음을 잘못 듣는 것이다. 물론 심해지면 낮은 음도 잘못 듣게 되고 처음에는 잘 들리던 말소리가 차차 안 들리게 되는데, 75세 이상 노인의 3분의 1이 이런 청각 상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년 이후에 이유 없이 양쪽 귀가 조금씩 안 들리기 시작해 시간이 흐를수록 정도가 심해진다면 귀의 노화현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귀의 노화란 소리를 감지해 청신경으로 연결해 주는 내이 속 달팽이관의 섬모(유모)세포와 그 주변세포들이 퇴행적으로 변하고 위축되는 것으로 결국 난청으로 이어진다. 한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청신경 조직은 재생이 힘들므로 청력을 다시 정상 상태로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이는 이명(귀울림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다. 청각의 노화가 시작되면 40~50대에는 주로 고음만 안 들리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점차 대화에 불편을 느끼고 TV 소리가 깨끗이 들리지 않게 된다. 증세가 심해지면 소리는 들리나 그 뜻을 명료하게 알지 못하게 되며 주변 소음이 있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노인성 난청은 청력장애를 일으킬 다른 질환이 없기 때문에 자세한 검사와 진찰을 통해 혹시 다른 원인에서 온 것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따라서 난청으로 귀가 아주 먹는 것이 아니라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청력 재활에 나서야 한다. 최근 별 이유 없이 다른 사람보다 말소리가 커진 사람이라면 난청이 시작됐다는 징후일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노안이 오면 돋보기를 끼듯 노인성 난청으로 생활이 불편할 정도가 되면 보청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노인성 난청은 일종의 노화현상이어서 병적인 상태로 볼 수 없으나 되도록 소음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영양 공급을 알맞게 하면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더불어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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