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술관 ‘출발선-너를 이루는 그림전’

   
 
  ▲ 1.유순상의 'no where...' 2. 최인경의 '자기보호수트' 3. 임유빈의 '자화상'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톡톡 튀는 개성과 신선한 시각으로 예술가의 길에 첫걸음을 내딛은 신진작가들의 남다른 순수한 열정을 읽을 수 있다. 

2010 신미술관 신진작가 지원전 ‘출발선-너를 이루는 그림전’이 12일까지 신관 1층·3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매년 지역의 청년작가를 발굴해 특별전을 기획하는 신미술관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은 청주라는 지역과 지역의 대학을 연고로 하는 신인작가들의 공모를 통한 선정으로 예비 작가들의 작가적 관점과 문제의식에 의한 조형적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이에 출반선의 마라토너처럼 앞으로의 길이 멀고 험함을 분명히 알고 출발하는 그들에게 ‘너를 이루는 그림’이라는 부제로 시작하는 각오를 평면, 설치작품 총 30여점의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신미술관 서정두 큐레이터는 “나에게 있어 그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초심의 중요함을 강조하며 출발선에 선 젊은 작가들의 시작이 아직은 완결되지 않은 작품에 처음 마음을 함께 담아 전시한다”고 설명했다.

참여작가는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희주, 김소연, 민복기, 박보환, 유순상, 이정민, 임유빈, 장용준, 최인경, 추연신 등 10명이다.

강희주는 장지에 채색이라는 전통적인 한국화 기법을 통해 화려한 색채의 꽃을 보여준다. 무수한 점과 선으로 오직 자연물로서 제시되었던 꽃을 예술로 재탄생시켜 주관적인 내면적 감정과 현실에선 채울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를 생성시킨다. 꽃은 반복되는 일상생활로 인해 인식되는 고정된 시각의 틀을 깨고 새로운 경험의 토대를 만들어 준다.

김소연은 디지털 상에 이루어지는 관계형성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해 정보의 무한한 복제와 공유가 가능한 시대, 정보의 홍수가 가져다 준 대혼란 속에 살아가면서 이미 그것들에 익숙해져 버리기라도 한 듯 우리의 가치관과 신념이 어디를 향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다.

민복기는 일반적인 인체가 아닌 다소 과장된 뚱뚱한 인체를 보여준다. 작가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대상은 현대인의 자유와 구속에 대해 이야기하며 비만한 인체는 다소 기형적인 현대인들의 불안한 정체성에 대해 유쾌하게 표현한다.

박보환의 회화는 다양한 이미지들의 우연적 만남을 통해 현대사회의 속물적인 욕망을 들춰내고 비판한다. 유희하는 시선을 제시하며 사회적이고 대중과 소통 할 수 있는 맥락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의 고민을 보여준다.

유순상은 여행한 곳에서 경험했던 감정과 이방인으로서 비롯된 시선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누군가와 동행한 여행지에서 같은 시간을 함께 한다 하더라도 이루고 싶은 목적이 다르듯 `어디에도 없는` 시리즈를 통해 타인의 심정과 그때의 현상, 현장감을 흐릿한 풍경으로 대변해 주고 있다.

이정민은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색들의 수집과 그 위에 짤 주머니를 통해 뿌려진 우연적 선들의 결합으로 화면에 담고 있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자아에 대한 감정을 색으로 전환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함과 감추고자 함을 적절히 혼합해 줌으로써 극적인 욕망을 추상적 재해석을 통해 보여준다.

임유빈은 부드러운 재료인 천이라는 일상소재를 사용해 화면을 꽉 채운 인물초상을 보여준다. 작품의 제작행위를 ‘그린다’ 보다는 ‘자른다’ 로 정의하며 인간의 심리적 성향에 의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표정들을 포착해 과장해 표현하고 있다.

장용준은 현대사회의 다양한 일상의 이미지를 주관적 시점을 통해 화면 속에서 연결하고 장소를 불문한 불특정 다수의 동적인 순간을 포착한다. 그 움직임은 좌절과 고통으로 가득 찬 일상이 아닌, 행복을 포함한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시선이며 이러한 긍정적인 유머를 회화 속에 역동적으로 극대화하여 평범한 삶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보여주고자 한다. 

최인경은 문구용 압정으로 현대여성을 대표할 수 있는 소품들을 제작한다. 이런 압정을 통해 제작된 슈트와 구두는 자기연민이라는 현대여성의 초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날카로운 압정의 바늘은 여성 스스로의 속박과 한계를 드러내는 자기보호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21세기가 갖는 페미니즘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여성성의 새로운 대안에 대해 물음을 제시한다.

추연신은 결과 주의적 사회와 물질적 홍수를 이루는 혼란한 도심 속의 모습을 숫자라는 기호를 통해 혼란스러운 사회현상의 단면을 표현하고 있다. 숫자는 완벽한 구조를 생성하는 동시에 점차사라지는 가치소멸의 단적인 예를 의미한다. (☏043-264-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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