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골다공증 환자 급증… 대체 왜?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C씨(남·72)는 “마을버스를 타려고 빨리 걷다가 넘어져서 바닥을 손을 집었는데 손목이 부러지고 말았다”며 “손을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데 자주 쓰는 부위이기도 하고 나이 먹었다고 뼈가 잘 굳지도 않는 것 같다”며 한숨 섞인 말투로 말했다. P씨(남·67)는 “집앞에서 넘어져 발을 헛디뎠는데 발목이 나갔어. 골다공증이 있는 줄 알았다면 좀 더 신경을 썼을 거야”라며 “뼈가 약하다보니 나이 먹는 것을 체감하게 돼”라고 토로했다.

최씨나 박씨처럼 골다공증이 있는 노령 환자의 경우 낙상시 젊은 사람보다 손목, 발목, 대퇴부 등에 골절이 흔히 발생한다. 최근 남성에게서 증가추세를 보이는 골다공증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남성 골다공증, 대체 왜?

골다공증이란 뼈의 양이 소실되고 질적 변화로 뼈 강도가 약해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낮은 골밀도가 원인이 된다.

예전에 이 질환은 보통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기 질병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남성에서도 골다공증이 증가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60세 이상의 남성 골다공증 환자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남성 골다공증의 최근 증가에 대해 전문의들은 남성의 고령화를 주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재활의학과 강은경 과장은 “남성이 고령화됨에 따라 노화가 되면 이차적 골다공증이 생기게 된다”며 “신체활동이 저하되면 골다공증이 심화되고 그러면 신체활동이 더 줄어들고 대사성도 떨어져 더 못 움직이게 돼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는 양상을 띤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과장은 “무거운 것을 들면 척추부위에 압박골절이 와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심각할 경우 노인성 척추 후만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음주 및 흡연, 운동부족, 스테로이드 제제 장기복용 등이 포함된다.

알코올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고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흡연도 골다공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일례로 프랑스의 한 연구결과 일생 동안 가장 많은 양의 담배(7천120갑 이상)를 피운 51세에서 85세 사이의 남자 719명은 이보다 덜 피운 사람들보다 골밀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사람도 일주일만 가만히 누워 있으면 근육이 위축되고 골밀도가 약 5∼8% 정도 줄어들어 평소 운동을 게을리 한 사람은 골다공증에 노출되기 더욱 쉽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오기원 교수는 “대개 흡연을 계속 하거나 음주를 많이 하는 경우 골절 위험이 2배 더 높게 나타난다”며 “칼슘 섭취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 신체 내 남성호르몬 감소가 일어난 경우에도 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뇨병이나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비롯해 갑상선기능항진증, 비타민 D결핍, 소화기 질환에 의한 흡수 장애 등이나 부신피질호르몬이나 면역억제제와 같은 약물남용, 만성신부전 등으로 인해 이차성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밖에 면역억제제나 위장병에 사용하는 일부 제산제나 항응고제, 과량의 갑상선호르몬제,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작용제, 항암제, 방향화효소 억제제, 항결핵제 등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이차성 골다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남성 골다공증 환자 ‘삶의 질’ UP 시키려면

남성 골다공증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골다공증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부속병원 내분비내과 김진우 교수는 “골 소실이 심한 사람이라면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과 같은 1차적 질환이 있는지 또는 환자가 모르는 골 질환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이 심하다면 뼈가 소실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뼈 생성을 돕는 약제를 잘 써야 한다.

한편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개선 또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음식을 섭취할 때 치즈, 우유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고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기 때문에 햇볕을 쐬거나 칼슘제재를 복용함으로써 이를 보충하는 것도 좋다.

운동 면에서는 무릎에 부담을 줄이면서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는 조깅이나 걷기가 이 질환을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문의들은 “나이가 들면 퇴행성 관절염이 많이 올 수 있어 경사진 계단이나 높은 산을 등산하는 것은 골다공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