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에 근무하다 청주시에 온 지도 벌써 5개월이 되어간다. 새해맞이 행사를 하고 눈과 씨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참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중앙이나 도청에서 현지 확인도 자주 내려오고, 매일 매일 민원인들로 청사 내외가 분주하다. 겨울 내내 많은 눈과의 싸움이 끝나고 나니 이번엔 산불 예방에 직원들이 주말이면 조를 짜서 이 산 저 산으로 다니느라 바쁘다.

산불 작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제역이 충주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에 더 분주해진다. 청주로 직접 들어오는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IC와 경부고속도로 청주 IC, 그리고 2002년 바이오엑스포장 앞에 방역초소를 설치해 놓고 본격적인 예방 활동에 들어간다. 직원들이 조를 짜서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재해 예방·각종 행사 등과 연일 씨름

시내 몇몇 군데에서 진행되는 재개발과 관련하여 찬성 쪽과 반대 쪽이 첨예한 대립으로 법정 싸움을 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입주 예정 주민들은 꼼꼼하고 철저한 시공과 준공을 원하고 공사를 담당한 업체 측에서는 준공검사 등 빠른 행정 처리를 원한다. 매일 매일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치워도 조금도 줄지 않고 있다.

주말이면 불법 플래카드 등이 시내 곳곳에 걸려있고 이를 수거하는 손길 또한 바빠진다. 상당공원은 연일 문화행사를 하는 단체들로 바쁘고, 중앙로 청소년광장도 매 주말마다 이런 저런 행사로 분주하다.

어느 지역이든 쓰레기를 제 때 치우지 않으면 불만의 소리가 들려오고, 버스 정류장 주변의 벤치에는 먹다 버린 우유팩이나 과자 봉지들이 바람에 날린다. 청주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매년 증가하고 그 수는 청주시의 세대 수를 능가하고 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평소보다 많은 민원이 들어오며, 또한 시내 공한지에는 텐트 등을 치고 야시장을 연다며 야단이다. 불법임을 들어 단속하는 구청과 한 판 실랑이를 해야 할 판이다. 사직동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공사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보상에 합의를 하지 않고 있는 민원인들로 인해 진입도로 확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공사장을 정리하고 하수구를 준설하며 영운천, 율량천 등 무심천 지천의 배수구 등을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다. 개신오거리 고가차도 공사,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앞 지하차도 공사, 내덕동과 용정동의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 지웰시티조성 사업 등으로 시내가 부산하다.

청주시내 여러 곳의 노인 복지시설에서는 어르신들이 어버이 날 행사와 체육대회, 문화행사 등으로 풍성한 5월을 만끽하고 있고 청주시 평생학습관에는 만학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나이 많으신 학생들의 배움의 열기가 가득하다. 10대 1 경쟁을 뚫고 들어왔다니 더 공간을 늘려야 할 판이다.

주말이면 문암생태공원, 상당산성 등에서 주차 전쟁을 벌이고 있다. 청주에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주차장을 마련하고 싶지만 부지 매입이 쉽지 않고 당장 해결하기도 어렵다.

도심 중심에 물길을 만들어 놨지만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쓰레기나 오물이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목련공원 직원들이 입구에 예쁜 꽃을 심어서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엄숙하고 슬픔에 싸여있는 장례식장이라도 예쁜 꽃을 통해 그 슬픔을 덜 수 있다면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청주랜드 직원들은 토피어리 만드는 재미에 빠져있다. 동물 모양으로 만들어 그 곳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인기 만점이라 한다.

시민과 일상서 호흡하는 야전사령부

행정안전부나 국무총리실 등 중앙부처에 근무할 당시에는 주로 법령과 제도 등을 갖고 씨름했다.

도청에서는 주로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중앙에 건의하며 또한 중앙의 시책을 시·군에 전달하는, 어느 면에서는 조금은 여유 있는 일이 많았다. 반면 시청은 말 그대로 야전 사령부다. 매일 매일 현장과 함께 하고 시민들의 일상 생활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긴장 강도는 도에 근무할 때보다 훨씬 강하다. 주중이나 주말 퇴근시간 후에도 늘 기도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시내를 다닐 때면 길거리의 쓰레기나 불법 광고물만 눈에 띄며, 거리나 건물이 더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기를 바란다.

부족한 것은 보완하고 잘 된 것은 더욱 잘 되게 하고 싶은 마음. 바로 시청에 근무하는 모든 공직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시청 공무원 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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