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사람의 생각을 입으로 전하는 것으로 말이 곧 마음이며 인격의 열매이고 인간의 됨됨이를 저울질하는 것이다. 세상은 너무 말이 많다.

심리학자들이 말하기를 “열등감 느끼는 자들은 말이 많고 준비가 없고 속에 든 것이 적을수록 말이 많다”라는 격언을 주장하고 있다. 격언에 “5분 이야기는 1시간 준비가 필요하고 1시간 이야기는 5분이면 된다는 것”이 지론이다.

말이 많으면 반드시 헛소리가 나오고 빗나가기 마련이다. 던진 말이 비수가 돼 되돌아오고 급기야는 싸움이 된다. 현대인들이 겪어야 하는 소음공해 가운데 말소리가 으뜸인 것 같다.

불교의 십악업(十惡業) 조항에는 말에 대한 경계가 넷이나 있다.

첫째 망년된 말을 하지 마라, 둘째 악담이나 욕을 하지 마라, 셋째 이간질 시키는 말을 하지 마라, 넷째 비단같이 번지르르하고 속이는 말을 하지 마라. 또한 기독교 십계명에 말에 대한 금계가 ‘거짓말하지 마라’는 것이다.

성인들은 모두가 언어를 절제하신 분들이다. 때로는 바다 같은 침묵으로 혹은 바위 같은 의연함으로 소음의 공해를 이기신 분이다.

떠드는 사람의 속을 알고 침묵하는 언어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귀가 열려야 한다. 옛부터 말이 곧 마음을 다스린다고 해서 말에 대한 격언도 많다.

‘한 치의 혀가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는 말처럼 생각 없이 내뱉은 것이 화가 된다는 뜻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복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겸양에서 생기며 지혜는 조용히 생각하는 마음으로부터 오며 말은 언제나 진실에서 와야 한다는 것이다.

남의 말을 경청하고 자기의 말을 적게 할 것을 주의 듣는다. 우리가 사는 사회생활에 언제나 탈이 되고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말 때문이다. 꼭 타당성 있는 말 이외는 안 하는 것이 낫고 많이 하지 말고 적게 하라고 한다. 근심은 애욕에서, 재앙은 물욕에서, 말썽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데서 온다.

요즘 후보자들은 피를 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 후보자끼리 신경전을 펼치면서 험담도 오간다. 험담 정도는 애교로 봐줘도 된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결국 없는 말도 만들어진다.

법 위반은 안중에도 없다. 당선이 되고 보자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이 이 정도의 선을 넘으면 이전의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국회의원 선거를 포함하면 2년에 한 번꼴로 다가오는 선거판이 그리 기쁘지 않다. 매일 싸우는 국회의원을 지켜보는 것도 지겹고 정착되지 못한 지방자치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동네 사람들 갈라놓기 딱 좋다. 일부 지역구 가운데 하나로 짜여 진 동네 주민들의 편 가름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다수의 동네가 하나로 통합돼 치러지는 일부 선거구도 내 동네 사람 찾기에만 급급하다.

결국 인물론 보다는 내 동네 사람이 누구냐 로 귀결된다. 인물론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에 관심도 없는 유권자들이 마지못해 선거에 나서더라도 결국 내 동네 후보 찍는다.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동네후보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내 동네 출신 후보자만 찾는 지방선거는 미리 예견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주류니, 비주류니 소장파, 노장파, 중도파를 운운하는 정치권에 대해 유권자들은 들어도 멀미가 날 지경이다.

가장 염려가 되는 것은 지역주의를 내세워 감정대립으로 비치는 저질의 논쟁은 유권자는 벌써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 것만 고집하지 말고 남의 의사도 존중하며 모든 판단과 결정은 다수의 몫이다. 평소에 지역민보다는 자기의 안위, 이익을 추구한 사람이 또다시 선거에 나서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 작은 욕심보다는 명예를 지킬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추한 사람보다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을 기회를 팽개치지 않기를 바란다.

선거에는 분명히 상대방이 있다.

비방과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물·불을 안 가리고 물어뜯는 곳이 선거판이다.

선거 때마다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화려한 말장난으로 들고 나왔던 공약(公約) 대부분이 되돌아보면 ‘빌 공’자 공약(空約)이 되어있는 경우를 흔히 본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도 물으려고 하는 사람도 보기 힘들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일탈을 우리는 많이 겪어 왔다. 선거철이면 모든 주민이 피곤하다. 이번 선거만큼 말보다는 실천으로 유권자를 위하고 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참신한 리더쉽의 후보자가 선출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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