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헌화캠페인에 이어 어려운 다문화가정돕기 성금전달식을 마친지 며칠이 지났다. 짧은 시간 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보여준 나라를 위한 성원과 손길은 가히 뜨거운 물결이라고 표현해야 옳을 일이었다.

우리의 마음들이 금방 변하고 잘 잊는 습성이 있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도 오직 나라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 대하여 시간을 떠나 기억하며 감사와 존경, 추모와 위로를 위한 자발적인 헌화와 우리만이 아닌 내 이웃과의 고통을 나누려는 마음으로 어려운 다문화가정돕기에 기꺼이 동참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예로부터 어려움을 함께 나누려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살아 있었으며 나라가 위태로울 때, 나라의 부름을 기다리지 않고 앞으로 뛰어나가 불의에 저항하는 의로움을 간직하고 사는 민족이다.

일찍이 수많은 각지의 의병장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살신성인 하셨다. 3·1운동에서 보여준 거족적인 독립만세운동이 그것이고 나라의 주권을 찾으려 불의와 불법적인 침략의 도적을 처단하기 위한 항거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중국 수십억 인구가 해내지 못했던 일을 안중근 의사가 이토우 히로부미를 격살하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1909년의 거사는 대륙의 가을 아침을 진동시켰고 1932년 윤봉길 의사가 불의를 향하여 던진 홍구공원의 거룩한 폭탄은 일황의 생일 경축식장을 무너뜨리며 침략자들의 간담을 써늘하게 하였다.

잠자던 중국인의 자각을 일깨우고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 우리의 선열들은 실천과 행동으로 살신성인을 이뤄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일찍이 세계문명의 조류에 눈을 뜨지 못하고 설상가상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기만적인 일본국 식민지 노예로 예속되어야 했던 불행한 35년간, 대학살로 얼룩진 일제강점기 속에서 수많은 백성들이 희생되었고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애국선열들이 이름도 모르게 처형되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을 명분과 대의를 저버린 일제의 불법적인 침략이라는 이름만으로 세계의 열강들이 우호적이며 호의적인 자세로 우리 민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섣부른 안이함과 무지의 구태의연함이 부른 결과는 너무나 가혹했고 하나의 민족이 말살되어 버릴 수 있다는 자각을 갖기까지는 너무도 큰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6·25전쟁 6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에게 삶은 국난극복의 전쟁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과거를 정리하지 못하고 과거의 진실을 명확하게 꿰뚫어 대비를 하지 않고서는 어느 때라도 제2, 제3의 국난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6·25를 통하여 재삼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통하여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나라를 위하여 헌신과 희생을 다한 반면, 또 다른 곳에서는 일제의 기만에 의하여 민족을 배반하는 친일의 세력들이 기생하였듯이 국권을 되찾기 위한 줄기찬 항일활동의 와중에서도 러시아의 동조세력으로 변질되며 결국 우리의 국토를 초토화하는 6·25전쟁의 주범으로 돌아왔던 역사의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희망과 미래가 있을 수 없다.

또한 그 과정에서 고귀하고 거룩한 헌신과 희생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 추모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최근 천안함 침몰과 관련하여 전 국민들이 나누는 슬픔과 이 과정에서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숨진 헌신과 희생에 대하여 한없는 추모와 감사, 존경을 보내고 있다.

우리 가족의 평화와 희망을 담보하고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것 또한 거룩한 헌신과 희생의 결과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선진일류 대한민국의 근본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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