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찾는 직지이야기] 하동만 직지문화연구원장<6>

   
 
  ▲ 직지문화연구원 하동만 원장이 자랑스런 세계기록유산 ‘직지’ 바로알기 홍보 책자를 펼쳐 보이며 직지심체요절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오진영기자  
 

전국의 꼬마 친구들과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로 친구가 된 ‘꽁지머리 선생님’.

희끗 희끗한 머리를 질끈 묶고 빵모자로 멋을 낸 60대의 멋쟁이 선생님.

금속활자 ‘직지’를 공부하기 위해 청주고인쇄박물관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할아버지처럼 자상하게, 친구처럼 재미있게 직지를 알려주는 하동만 직지문화연구원장(66)이 주인공이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지 않은가. 37년간 교직생활의 마지막을 앞두고 그가 선택한 제2의 인생 주인공은 ‘직지’였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친구의 권유로 고인쇄박물관에서 받은 해설사 과정 수업이 그 시작이다. 이어 청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실시한 1년과정 ‘직지대학’을 수료하고 직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본격적으로 직지를 가르치고 알리는 ‘직지 민간 전도사’가 됐다.

지금은 직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100여명이 모여 만든 직지홍보단체 ‘직지문화연구원’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직지문화연구원은 청주시가 2005년부터 시내 소재한 대학간의 협력을 통해 직지를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할 수 있는 전문인력으로 양성된 직지지도사들이 직지를 홍보하고 교육하는 단체다.

교육활동팀과 홍보활동팀 2개로 나눠져 충북지역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직지바로알기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시내의 중심가에서 게릴라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직지와 함께 그가 있다.

성안길로 철당간으로 중안공원으로 회원들과 함께 팸플릿을 들고 시민 한사람 한사람을 붙들고 직지를 소개하고 금속활자 시연으로 관심을 집중시킨다.

“직지는 세계 최초(最初)가 아니라 최고(最古)의 금속활자입니다”라며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하 원장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홍보활동을 하다보니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직지임에도 불구 직지하면 경남도 김천에 있는 ‘직지사’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이다. 홍보 활동에서 대부분 겪는 사람들의 반응은 ‘직지가 최고의 금속활자본인데 그래서 어떻다는 건데?’와 같은 무관심이다.

그리고 불교가 아닌 사람들은 거부감을 갖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직지의 탄생지인 흥덕사를 예로 들면서 “다른 절과 달리 현판도 없고 점안식도 하지 않는 흥덕사는 문화재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님을 모시지 않고 있다. 이 점을 봐서도 직지는 책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금속활자라는 문화유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지는 구텐베르크보다 78년이나 앞서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탄생지인 마인츠라는 30만 인구의 작은 도시는 구텐베르크 박물관을 세우고 자부심을 갖고 세계 속에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우뚝 세워놓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직지를 앞세운 고인쇄박물관이 도립에서 시립으로 떨어지고 재정지원이 많이 삭감됐다.

그는 “직지는 한국의 문화유산이며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국립박물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후 “시민들의 관심과 우리나라의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프랑스에 있는 직지를 우리의 역사로 세계속에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의 시작은 아는 것부터 시작 돼야 한다. 가치를 알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그는 도내 초등학교에만 나가는 직지바로알기 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은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가슴 속 뜨거운 열정이 남아있다’는 그는 몸이 움직이고 말할 수 있는 그날까지 직지와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청주의 직지가 한국의 직지가 되고 세계의 직지가 되는 한줄기의 희망을 가슴에 품고 인생 제2막의 출발선 앞에서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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