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생존 경쟁’이라는 말은 대단히 냉혹하고 공격적인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는 단어다. 삶은 끝없이 계속되는 싸움이며 각자가 만인에 맞서 벌이는 전쟁이야말로 정상적인 존재의 상태라는, 19세기의 진화론자 토마스 헉슬리의 주장은 어쩌면 지금도 우리의 의식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고방식일지 모른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갖가지 일에 등수를 매기는데 익숙한 우리는 이 경쟁을 너무도 자연스러운 삶의 국면으로 받아들인다. 경쟁이 있어야만 발전이 있다는 구호를 당연한 진리라고 생각한다.

지키지 못할 공약, 정치권 불신만 키워

오는 21일이면 군(郡)의원 및 군수 후보의 등록과 함께 도지사, 시장, 광역의원, 교육감, 교육의원의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된다. 앞으로 선거운동이 가열되다보면 예비후보자들이 책임지지도 못할 헛공약을 쏟아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오히려 지키지 못할 공약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 키운 꼴이 되면 안되며 이번 선거만은 이 같은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았으면 한다.

말로만 하는 지키지 못할 공약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공약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이 현명하고 사려 깊은 판단을 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고 우롱해서는 안 된다. 상대가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따라 하기 공약이 기승을 부려서도 안 된다.

또 흑색 선전, 상호 비방, 음해, 돈 선거 등 선거법을 위반하면서도 당선되기 위한 각종 불·탈법 병폐 역시 우려된다. 예비후보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하고 싶다. 특정 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버렸으면 한다. 언젠가부터 특정 당의 공천을 받는 예선이 본선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본 선거에는 관심이 없고 예선에만 전력을 투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당 내 공천보다는 유권자의 본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한 정당에서도 변별력 있는 잣대로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천과 공천 과정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번 선거는 분명히 정책 선거가 돼 공약과 정책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철저한 정책과 공약을 갖고 시민을 대표하는 일꾼으로서의 각오로 선거 준비를 해 줄 것을 당부하며 공약 실천 운동인 매니페스토 서약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구한다. 선거운동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법규를 준수하는 페어플레이를 해달라는 것이다.
후보자들은 지역 발전을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지 원수가 돼서는 안 된다. 선거가 끝난 뒤 첨예한 갈등으로 인해 지역 발전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지만 이는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몰이해한 결과다.

선거는 지역 발전을 위한 동량들이 모여 서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축제이자 잔치다. 상대편의 흠집 내기에 지역 민심을 호도하고 무지개 빛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후보자에게는 과감히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사이버악용범죄도 없어야 한다. 각 가정과 직장마다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가만히 앉아서 손쉽게 정보를 획득함은 물론 상품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으니 첨단 과학의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보급이 일상화되다 보니 사이버 공간에서 확산되고 있는 범죄는 날로 그 심각성을 더해 가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 범죄란 컴퓨터 범죄를 포함해 사이버 공간에서 행해지는 모든 범죄를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권자에게 최선 다하는 모습 보여야

이 가운데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되고 있는 것이 사이버 도박, 명예훼손 및 협박, 전자 상거래 사기, 개인정보 유출, 불건전한 사이트 운용, 불법선거 이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상대 후보 흠집 내기, 비방, 명예훼손, 불법 선거운동 등 각종 선거사범 또한 증가할 것이라는 게 선관위의 우려다.

이용자들도 사이버 범죄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공손한 언어 사용과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태도로 상호 신뢰성을 구축해야 한다. 선거는 말 그대로 선거다. 선거로 인한 후유증으로 지역 간 갈등과 불신의 벽이 높아져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할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만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뽑아 준 유권자를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그런 가치관을 가진 후보자가 우리에겐 지금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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