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연구 10년 세계화로 꽃핀다
외로운 연구 10년 세계화로 꽃핀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10.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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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찾는 직지이야기] 이세열 직지디제라티연구소장 <3>
   
 
  ▲ 이세열 직지디제라티연구소장이 연구소에서 자신이 펴낸 책 ‘잃어버린 직지를 찾아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아기 나인으로 궁에 들어간 리진은, 갓 태어난 공주를 잃은 왕비 명성황후의 눈에 띄어 궁중의 무희로, 황후를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궁녀로 자란다. 조선의 초대 대리공사로 파견된 프랑스 외교관은 그녀의 고혹적인 모습을 보고 첫 눈에 반해 연정을 품는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 ‘리진’ 속 궁중무희와 프랑스 외교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다.

이 소설 로맨스의 남자 주인공인 프랑스 외교관이 바로 직지를 갖고 프랑스로 건너간  콜랭드플랑시 공사다.

이 아름답고 슬픈 로맨스 속에 우리나라에는 없고 이역만리 타국에 고아처럼 외롭게 있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의 행방이 숨겨져 있다.

직지가 프랑스로 가게 된 비밀을 추적해 ‘잃어버린 직지를 찾아서’를 발간한 이세열 직지디제라티연구소장(50·주성대 문헌정보과장)을 만났다.

이 소장은 10년전 직지에 대한 외로운 짝사랑을 시작했다. 지원도 없이 사제를 털어 ‘직지디제라티연구소’를 세웠다. 그는 밤을 새워가며 직지 금속활자의 든든한 후원자 ‘묘덕’을 발굴하고 세상에 알린다. 뿐만아니라 ‘직지 600년 비밀의 문을 열다’, ‘직지의 어원 및 책이름에 관한 연구’ 등 20여권의 논문과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의 연구와 저서는 ‘직지찾기운동’의 틀을 마련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의 책은 직지가 어떻게 프랑스로 유출됐고 세계 속 직지의 경제적 가치와 다시 국내로 반환될 수 있는 방안을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적해 나가고 있다.

이 소장은 “직지 하권의 겉표지 상단 중간쯤 원제목 오른쪽에 플랑시의 펜글씨로 추정되는 프랑스어로 쓰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글을 번역하면 ‘1377년에 금속활자로 찍은 가장 오래된 한국 인쇄본이다’라는 뜻으로 직지가 이미 100년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며 “100년전 플랑시와 그 당시 프랑스의 서지학자들은 직지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도 직지의 위치가 세계 속에서 불안정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지의 경제적 가치를 최대 ‘1조원’으로 추정했다.

이 소장은 “직지보다 78년 늦게 인쇄된 독일 구텐베르크 성서 가운데 1권이 1987년 미국 뉴욕의 한 경매시장에서 540만달러(약 200억원)에 낙찰됐다”며 “현재 구텐베르크 성서가 전 세계에 48부 남아 있지만 직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단 한 권 남아 있는 점, 그리고 환율 등을 감안하면 직지의 경제적 가치는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조목조목 직지의 가치를 설명했다.

역사속의 주인공으로 마땅히 바로서야 할 ‘직지’가 세계인들의 기억속에 제자리를 찾기위해서는 활자, 인쇄, 불교, 문화유산이라는 한정된 용어에서 벗어나 대장간, 주물소, 책방 뿐만 아니라 로맨스나 휴머니즘적인 감동을 주는 우리 실정에 맞는 문화 코드로 잘 가공해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다시 꽃을 피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 소장은 “직지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직지상품화 및 이벤트성 행사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학술연구가 우선시 돼야만 한다”며 “직지와 관련된 연구가 무궁무진한데도 불구하고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지원도 끊기면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직지 찾기운동과 함께 ‘직지’가 일반인에 와 닿는 것이 없다라는 판단하에 문화콘텐츠 연구를 시작하고 2005년도의 MBC 창사특집드라마 ‘직지’,  직지오페라, 직지노래, 직지무용에 소재를 제공하고 학술자문을 맡기도 했다.

이 소장은 “직지는 문화창출과 역사성을 회복하는 무형적 자산으로 남아야 한다. 또한 흥덕사 복원이나 창건과 같은 유형자산은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해 투자대비를 해야 한다. 이에 직지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고 또 다른 직지나 이보다 더 앞선 인쇄본을 찾는데 헌신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직지찾기운동과 고서 찾기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묵묵히 연구에 매진해온 그의 숨은 노력속에 직지가 세계속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꿈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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