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8일은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의 정월대보름이다. 가난했던 옛날 영양 있는 한 끼의 식사를 하기위해 건강을 기원하며 먹었던 대보름날의 음식은 오늘날에도 인정되는 영양만점의 식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쯤 우리 조상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대보름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불규칙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현대인들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의학에는 오행(五行)에 각 장부를 배속하고 다시 여러 가지 색, 맛, 기운 등을 연결해 생각하는 오행학설이 있는데, 오곡밥은 찹쌀, 차조, 팥, 차수수, 콩 등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으로 그 색에 있어서 모두 오색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검은 콩-짠 맛-신장-오행의 수(水)의 연결로 설명할 수 있다. 흔히 검은 색 콩이 신장에 좋다는 것은 모두 오행학설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오곡밥은 오색이 모두 들어가 있으므로 오장육부를 조화시키고 체질적으로도 각 체질의 음식이 골고루 섞여있는 조화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오곡밥의 한방효과를 살펴보면,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소화기를 보하고 구토, 설사를 멎게 한다. 차조는 비위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또한, 설사를 멎게 한다. 차수수는 몸의 습을 없애 주고 열을 내려 주는데 소화가 잘 안되는 것이 단점이다. 콩은 성질이 평이하고 맛이 달며 오장을 보하고 12경락의 기혈 순환을 돕는다. 팥은 이뇨작용이 있고 부종, 갈증, 설사를 멎게 한다.

흔히 진채식(陣菜食)이라고 불리는 대보름 나물은 검은 색이 나는 말린 가지, 취, 호박, 시래기, 고사리, 고구마 순 그리고 흰색 나물인 콩나물, 도라지, 무나물 등 아홉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예로부터 대보름날 묵은 나물로 반찬을 해먹는 풍습은 겨울동안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풍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묵은 나물볶음은 겨울철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 그리고 섬유질을 섭취하기에 좋은 음식이며 변비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인 식품이다.

부럼은 대보름날 아침에 눈 뜨는 즉시 호두, 잣, 밤, 땅콩 등의 견과를 껍질째 깨물면서 “1년 12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 하나 나지 맙시다.” 하고 축원을 하며 먹는 것이다. 부럼은 부스럼에서 유래된 말이며, 부럼 깨는 풍습을 고치지방(固齒之方·이를 단단히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부럼은 비, 폐, 신을 보하는 식품으로 외부의 사기로부터 몸의 저항력을 키우고,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하며, 장과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부럼은 평소 변이 무르거나 지성 피부인 사람에게는 맞지 않으며 또한 다이어트 하는 사람도 피해야 할 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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