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신생아가 태어났던 해는 1971년이었다. 이해 태어난 신생아는 102만4천명을 기록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이 무렵 태어난 이들은 초등학교 교실이 부족해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등교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2008년 우리나라의 신생아수는 몇 명이나 될까? 정답은 46만6천명으로 1971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베이비붐 세대란 한국전쟁 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출산붐 세대를 말한다. 전 인구의 14%(712만명)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이 이제 은퇴시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베비비부머는 2차대전 직후 태어난 1946년~19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2억6천여만명의 미국 인구 중 약 29%인 7천700만명에 이른다. 일본은 1947년~1949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를 단카이(團塊) 세대라고 부른다. 모두 680만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 중 5.4%를 차지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생의 1기를 학창시절, 2기를 직장시절 그리고 3기를 은퇴 후 주어진 두번째 인생이라 여기며 이 시기에 대한 활용방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모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준비와 그에 대한 사회적 지원책은 부족하기만 하다. 이들은 민주화와 산업화의 주역이었고, 외환위기라는 경제적 난관을 겪었던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본격적으로 은퇴 연령에 접어들었지만 불안한 노후를 맞이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적 시기에 부모봉양과 자녀교육에 헌신한 결과다.

그들은 부모를 마지막으로 봉양한 세대이지만 자녀에게 봉양받지 못하는 첫세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직장인 평균 퇴직 연령은 만 55세, 평균 근속연수 21년이다. 은퇴 후 삶은 근속연수보다도 더 길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회교육의 도입이 필요하다. 은퇴 후 인생에 대한 체계적인 사회교육은 보다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은퇴는 본인의 당당한 제2의 인생이다. 주변여건에 휩쓸려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여벌의 삶이 아니라, 새로운 일이나 자원봉사 여가활용 등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사회경제적인 파급효과도 크다. 베이비붐 세대가 조기 은퇴할 경우 생산가능 인구 면에서 165만명 감소, 이에 따른 세수부족은 연간 7조7천억원, 그리고 전체 생산가능 인구는 2018년까지 15%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한 전 사회적 합의 요구가 필요하다. 일본과 같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이에 따른 기업 부담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통해 해결해가야 할 것이다. 노후에 대한 지원을 통해 개인의 인생을 행복하게 매듭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지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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