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어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원래는 가수 김동률과 이적이 결성한 프로젝트그룹 ‘카니발’의 노래로, 훗날 가수 인순이가 불러 유명해진 ‘거위의 꿈’이란 가요의 노랫말이다. 이 노래가 절망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새로운 도전과 꿈을 갖게 하는 이유는 ‘희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희망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요, 믿음이다. 

새해, 모든 사람들이 희망과 소망을 나누는 연유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원(祈願)이다.

소망은 믿음에 기저(基底)한다.
단순히 바라는 것이 아닌,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란 확신이다.

믿음은 자기확신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요,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동기다.

그래서 믿음은 노력, 열정, 도전, 창조, 혁신, 각성, 인내 등의 스펙트럼으로 발현된다.

믿음은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가치관이나 종교, 사람, 사실 등에 대해 다른 사람의 동의와 관계없이 확고한 진리로서 받아들이는 개인적인 심리 상태’다.
스스로 갖는 판단과 선택의 자유다.

때론 타인의 믿음으로부터 전이(轉移)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궁극적으론 타인의 영향을 받지만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자기확신인 셈이다.

모름지기 믿음에는 강제(强制)나 추종(追從)이나 모방(模倣)이나 표절(剽竊)이 적용되지 않는다.

새해의 첫날, ‘영혼의 제단(祭壇)’에 올려지는 소망은 온전히 스스로의 것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믿음은 선(善)이요, 긍정(肯定)의 영역이다.

소원을 빌면서 자신이든 타인이든 잘못되기를 바라거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기 마련이다.

까닭에 소망과 믿음의 색채는 순수하고 고결하다. 태초의 색채가 퇴색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지언정.

누구든 새해 첫 날의 소망이 마지막 날까지 변하지 않는다면 축복된 삶이요, 승리의 삶이요, 존귀한 삶이다. 새해, 모두에게 이러한 삶이 허락되길 기도한다. 믿음의 힘을 경험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신실함으로.

과연 믿음의 힘은 어떻게 나타날까.

심리학에서 ‘자성예언(自省豫言, self-fulfilling prophecy)’이란 개념이 있다. 일종의 자기암시로,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것을 늘 마음속에 되새기면 반드시 이루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도 같은 개념이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키프로스의 왕이자 뛰어난 조각가다.

방탕한 세상 여인들에게 환멸을 느낀 그는 독신으로 살면서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 자신의 연인(戀人)을 대신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지내다보니 조각상 여인을 정말 사랑하게 됐고, 조각상 여인이 진짜 사람이 됐으면 하는 소원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 아프로디테 축제의 날이 됐는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소원을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집에 돌아온 그를 맞이한 것은 진짜 사람으로 변한 상아 조각상 여인이었다고 한다.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

믿고 소망하는 새해 기원

여기서 유래한 것이 피그말리온 효과다.

누군가에 대해 어떤 믿음과 기대를 가지면 실현됨을 뜻한다.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젠탈(R. Rosenthal)과 제이콥슨(L. F. Jacobson)이 실험을 통해 증명한 효과다.

특별한 실험이 아닌, 일상에서도 흔히 경험하게 된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 “나중에 커서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란 말을 자주 들었다고 회고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이 피그말리온 효과다.
적용대상이 타인이든, 자신이든 결과는 동일하다고 본다.

믿음이란 ‘캔버스’에 용기와 격려와 사랑이란 물감으로 그려낸 그림은 분명 ‘명작(名作)’이 될 것임을 단언한다.

일몰의 시간을 보낸 뒤, 경건과 설렘과 소망으로 맞은 새로운 한 해엔 모든 사람들이 명작을 그리는 ‘인생의 화갗가 되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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