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망사고 당신일수도’, ‘교통사망사고 최다발생지역’, ‘한순간 방심운전 일평생 후회’….
요즘 충주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이런 노란색 바탕의 베너식 플래카드가 도시 곳곳에 게시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 충주가 하반기 들어 사고가 급증하더니 지금은 지난해대비 교통사망자수가 충북에서 최다인 지역이 된 것이다.

차라리 이것이 꿈이라면 좋으련만 엄연한 현실이다.
2009년 현재까지 사망자 43명, 도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명이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경찰서 교통담당 과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됐나’ 반성도하고 대책도 세워본다.

충주, 교통사망자수 충북도 최다

흔히들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교육, 시설개선 그리고 단속의 세 박자가 잘 맞아야한다고 한다.

첫째, 교통안전교육 즉 시민의식의 전환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다. 운전자는 교통법규를 준수하면서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양보하고, 보행자는 무단횡단하지 않고 좌우를 살피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번 더 조심하며 거리를 나설 때 도로는 더 이상 위험한 곳이 아니다.

21만의 도시인 충주. 교통망이 잘 발달된 것에 비해 아직도 시민질서의식이 부족하다는 외부평가가 많다. 시내 1로터리에서 부민약국 삼거리, 법원사거리에서 체육관 사거리 등 시내 곳곳에서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무단 횡단하는 것이 일상화 된 현실이 어쩌면 사고 급증의 첫 번째 이유가 아닐까.

경찰서에서도 각급 학교에서의 교통안전교육뿐 아니라 495개의 경로당과 경찰관 1명이 자매결연 하고 1달에 2회 이상 찾아가는 1경1노제도, 사망사고절반줄이기 범시민 서명운동 전개, 시민단체와 합동 캠페인, 각종 포스터 등 홍보물 배부 등 많은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1회성 홍보가 아닌 실질적인 대책이 되려면 시민 한명 한명의 자발적인 의식전환을 통해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교통선진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둘째, 사고취약지점에 대한 시설개선으로 불가피한 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시설만한 것이 없다. 잠깐 졸음으로 중앙선을 넘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만약 그곳에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있다면 단순한 물피 사고로 끝날 수도 있는 것이다.

2008년 충주 최악의 사고 구간은 목행대교에서 이화예식장 2km로 그 부근에서만 6명이 사망 했다. 하지만 올해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경광등을 설치하는 등 각종 안전표지를 보강했더니 단 한건의 사망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것이 전적으로 시설개선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라도 시설개선이 사고예방에 큰 몫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경찰도 도로별로 담당경찰관을 지정해 각종 시설물에 대한 점검을 하게하는 도로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시설예산을 실제로 집행하고 시설을 설치하는 시청, 국도관리사무소 등 도로관리청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다.

예산의 한계가 있겠지만 교통사고 최다발생지역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에 비해 교통시설 개선에 우선적으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셋째, 교통법규위반자에 대한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이다. 거리의 판사인 교통경찰이 발부하는 스티커가 교통법규준수를 이끄는 강력한 수단이 되고, 도로 곳곳에 설치된 단속카메라 또한 한 번 더 조심운전을 하게하는 안전운전 지킴이다.

시민·유관기관 적극 동참 절실

지금 충주는 교통사망사고와의 전면전을 치루고 있다.
올 상반기에 각종 위반사범 약 7천여명에 대해 훈방을 했으나 사고가 급증해 지금은 강력한 단속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현재 경찰서장 이하 전 직원이 교통비상근무를 하면서 새벽까지 음주단속을 하고 교통특별단속반을 만들어 교통법규위반자에 대해 공정하고 단호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왜 이렇게 단속을 심하게 하냐고 항의하는 시민들이 가끔 있지만 단속은 바로 시민의 생명을 한명이라도 살리기 위한 우리 경찰의 처절한 몸부림이다.

교통사망사고예방은 경찰의 힘만으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고 민·관·경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대처할 때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다. 충주시민 전체와 유관기관·단체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

연말연시, 들뜨기 쉬운 12월이지만 충주경찰은 교통사망사고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오늘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차가운 거리를 나서면서 교통사망사고 없는 충주시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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