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8%.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정답은 우리나라 어르신들과 관련된 수치다. 유감스럽게도 15%는 노인우울증 유병률, 8%는 치매유병률을 나타낸다. OECD 국가 중 세계 최저의 출산률, 가장 빠른 고령화속도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는 노인성 정신질환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9988124’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건강(88)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만 앓다가 죽는 것이 복된 인생이라는 의미다. 한 어르신은 ‘9988674’를 주장하신다. 이유를 물으니 99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일주일정도 자리에 누웠다가 죽는 것이 좋다고 하신다. 하루 이틀만 아프면 자녀와 친인척을 제대로 못 보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는 아픈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러한 말 속에는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하시는 어르신들의 강렬한 바람이 담겨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필자는 어르신들에게 세 가지를 권하고 싶다. 그것은 많이 읽고, 많이 씹고, 많이 걸으라는 것이다. 이것은 노인성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첫째, 많이 읽어야 한다. TV보다는 하루 1시간 이상 독서, 신문읽기 등과 같은 독서가 효과적이다. 고스톱이나 돈을 세는 일도 치매예방에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들 모두는 결국 두뇌 회전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원만하지 못한 노년 부부관계나 빨래, 청소와 같은 단순 허드렛일은 치매나 우울증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많이 오래 씹어야한다. 식사 때 30번씩 꼭꼭 씹어 먹어야 두뇌활동을 자극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뇌세포의 노화를 막으려면 쉬지 않고 뇌를 자극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뇌는 우리가 젓가락질을 하고 음식물을 씹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자극받고 있다. 특히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먹고, 씹는 일에 특별히 더 신경써야 한다. 치아 상태가 안 좋아져 음식물을 씹는 활동이 줄어든 노인들은 치매나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작(음식을 씹는 것)이 뇌를 활성화해 치매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너무 부드러운 음식만 먹는 것도 좋지 않다. 씹는 기능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영양의 불균형이 올 수도 있다.

셋째, 많이 걸어야 한다. 즉 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꾸준한 운동은 정신질환의 발병 확률을 낮춘다. 특히 운동은 젊었을 때부터 그리고 혼자보다는 여럿이 어울려서 하는 것이 좋다. 중년에 신체와 뇌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많이 읽고, 씹고, 걸을수록 ‘9988234’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노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첫걸음은 이제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