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충북 중부 지역 출마 예정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아직 수면 아래에 있지만 이들의 행보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음성 지역에서는 음성군수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박수광 군수의 선거법 위반으로 불출마가 기정사실화돼 무주공산이기 때문이다. 이 빈 자리를 노리는 ‘영웅(?)’들의 각축전은 이미 시작됐다.

자리 노리는 각축전 이미 시작

음성 지역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의 경우 박희남(현 음성군의회의장)·윤병승(현 군의원)·이필용(현 도의원)·이기동(현 도의원)·이경순(전 음성경찰서장)·박덕영(전 마사회 이사)·조용주(변호사)·감학헌(전 음성군 공무원)·유주열(전 충북도의회 의장)·이원배(정당인)·김전호(현 단양부군수)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이건용 전 음성군수의 사면 여부 또한 이번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괴산군도 임각수(현 군수)·오용식(현 도의원)·김환동(현 도의원)·김진식(경제인)·노두진(정당인)씨 등이 출마 의사를 비추고 있다. 진천군의 경우 유영훈(현 군수)·장주식(현 도의원)·이석표(금융인)·정광섭(전 의장)씨가 거론된다.

증평군도 유명호(현 군수)·김선탁(현 의장)·홍성열(전 의장)·박동복(기업인)·김두환(기업인)씨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이 처럼 출마 예정자 모두들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갈 길이 녹록치만은 않은 듯하다.

우선 중부권의 정서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나타났듯이 지역 정서의 한 쪽으로 ‘쏠림’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과 정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 할 뿐더러 출마 희망자들에게도 선택의 폭을 좁게 한다. 지역 정서에 편승한 특정 정당의 공천에만 매달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선’보다는 ‘예선’에 힘을 쏟게 되고 줄 서기 등의 부작용과 잡음을 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필요한 인물이 본선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쓴 잔을 마시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정당을 거쳐 본 경기장에 들어온 ‘선수’들을 구경할 수도 없다. 이는 선수들에게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도 선택의 폭을 좁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언론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군수 후보군을 보면 대부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사력을 다 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나치게 편향된 지역 정서로 인해 진정한 목민관을 뽑아야 하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본선의 의미가 퇴색되지나 않을 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다음은 명분이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지역의 현재 실정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더 시급하다며 내년 지방선거 이야기를 할라 치면 손사래부터 친다. 이런 형편이니 출마하려는 이유와 명분이 분명해야 한다.

지역민들이야 어떻게 되든 그만이라는 식은 안 된다. 어려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혁신도시 건설 등이 자칫 분열과 갈등의 근원이 될 수 있어 이를 치유할 대안도 있어야 한다.

분명한 대안과 비전 갖고 있어야

내년 지방선거는 군수만 뽑는 게 아니라 광역의회 의원과 기초의회 의원 선거도 같이 치른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유급제로 전환되면서 지방선거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이 지역에서만 줄잡아 수 십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에게도 넘어야 할 어려움이 있겠지만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하고 나름대로의 지역 발전에 대한 비전과 대안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자리만 탐한다면 지역 대립과 사회 세력 간 갈등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에게 당부컨데 자리만 탐 내 좇지 말고 출마 이유와 명분에 대한 답을 지역민들에게 묻고 또 물어 고민해야 한다. 그에 대한 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누가 지역민들의 공감을 얻느냐에 따라 승자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눈 앞의 이익에 현혹되지 말 것을 강조한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출마 예정자들도 너무 자리에만 현혹돼 급급하지 말고 명분을 찾았으면 한다. 많은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등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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