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특성을 살린 축제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특성을 잘 살렸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축제 또한 많지 않다. 이로 인해 많은 지역 축제들이 성공한 축제를 벤치마킹 해보려고 노력하는 반면 벤치마킹해서 성공을 거두는 축제도 흔히 눈에 띄지 않는다. 축제를 논하는 이론가들의 논조가 축제를 벤치마킹하려는 대상들도 대부분 한정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적 특색을 살린 축제기획을 위해서는 개최지역의 축제 요소들을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창의적인 요소들을 결합한 다음, 지향이 비슷한 사례들을 비교해서 보완하는 것이지, 모방적 축제에 빠져서 성공을 거두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축제가 현상유지를 반복하는 것도 실패의 수순을 밟아 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단순 모방행사 성공 힘들어

비록 시작단계에서는 호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지지를 받고, 희망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정받는 축제들이 처음부터 인기도에 영합, 흥미본위로 관객호응을 받는 축제보다는 훨씬 희망적일 것이다. 

종전과 달리 작금의 지역축제가 지향하는 방향은 축제산업이라는 측면이 중요시되고 있다. 생산성을 중시하고, 예측성과를 제시해 지역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축제는 존재의미가 미약하다. 축제에 있어 첫째는 분명한 목적이다. 그것은 바로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가라는 점이다. 경제적 소득을 높여주는 축제가 대종을 이루지만, 실의에 빠진 주민들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거나, 지역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기여하는 축제들도 있다. 우선 덴마크의 프레데릭스하운 축제는 과거 선박산업으로 북적거리던 항구가 선박산업의 퇴조로 폐허화돼 가는 과정에서 옛 해군 영웅을 축제속의 주인공으로 되살려 내는데 십여 년의 노력을 기울여 성공의 가닥을 잡았다. 결국 축제를 통해 새로운 지역상품들을 홍보, 최고급 소금생산을 산업화하는데 성공을 거뒀다. 대전 동구청은 올해 이민 온 다문화 청소년들이 많은 이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축제를 통해 참여의욕을 북돋우면서 청소년들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축제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직접적으로 청소년들을 변화시키고, 간접적으로는 시민들이 청소년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거둬가고 있었다.

둘째로 지역축제들이 그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낸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역사성이나, 지역적 여건, 지역주민의 성향이 잘 반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스트리아의 카르넌툼 축제는 옛 로마시대의 전설적 도시를 발굴하면서 1500년 전의 문화와 생활을 재현시켜 관객이 체험하게 하는 축제로 역사성을 살린 축제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음악의 도시라고 인정받는 비엔나에서는 도나우 강변을 중심으로 종류가 다른 음악들을 연주하게 함으로써 300만명을 넘나드는 관광객을 유치시키는 유럽 최대규모의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비엔나의 문화적 가치와 도나우강의 여건을 살린 축제로 특성화시킨 사례라 할 것이다.

셋째로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참여이다. 인기 연예인을 초청해 관객을 끌어 모으는 축제는 가장 손쉬운 축제의 전형이다. 그러나 뒤에 남는 것이라고는 한 순간의 흥행에 불과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리고 많은 경비를 지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잘못하면 수익을 올려서 이벤트 기획사나 출연자들이 차지하는 부분이 과도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앞서 프레데릭스하운 축제는 많은 출연자들이 주민들로 구성된다. 참여하는 주민들은 자신이 착용하는 의상이나 소도구들을 매년 간직하고 있다가 다음해에 다시 활용하기도 하고, 같은 배역을 십여 년 동안 담당하면서 스스로 연기력을 높여 자랑스럽게 여기는 가운데 축제의 수준이 향상되고, 지역주민들의 축제로 정착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개성·매력 있어야 실효성 있어

넷째로 축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발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축제를 통해서 개인적 이익을 챙기려 하고,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려 하거나, 축제에 공여 되는 토지나 물품이나 인건비 등에 대한 보상을 상식이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 상식적으로 납득될 수 없는 일들로 인해서 곤혹을 치르거나 유망한 축제가 망해버리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작금의 지역축제는 지역 산업이다. 나아가 지역의 문화수준이고, 지역의 정치이기도 하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축제들이 답보상태에 빠지거나 망해버리는 경우를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고 원망스럽다. 축제는 생산성 있고, 개성과 매력을 가져야 실효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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