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과 관련해 우리가 자주 듣게 되는 개념 중에 잠재성장률이 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70년대만 하더라도 9%를 넘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0년대에는 4%대로 하락했고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3%대로 떨어질 것을 전망하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제 달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나라의 제반 여건을 감안해 경제에 무리를 주지 않고 달성 가능한 경제성장률을 의미한다. 이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한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달성 가능한 경제성장률

예를 들어 육상선수의 경기결과는 기초체력과 훈련을 통한 능력향상의 결과로 나타난다.

피나는 훈련은 경기력 향상에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아무리 훈련을 해도 그 선수가 갖고 있는 체력적인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한다.

반대로 체력은 좋은데 훈련을 게을리 하는 선수를 생각해 보자. 이 역시 경기기록이 좋지 않을 것이나 정신을 차려 열심히 훈련에 임한다면 기록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가능한 최대의 경기력은 훈련에 의해서도 좌우되지만 기초체력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경기상황 및 여러 요인에 의해 한 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영향을 받지만 그 나라가 갖고 있는 기초적인 경제적 여건을 상회하는 성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적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잠재성장률은 실현 가능한 최대의 성장률을 의미하는가. 결론은 그렇지 않다.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경제성장률 달성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는 기초체력 이상의 결과를 강요한 것이기 때문에 항상 탈이 나기 마련이다.

즉 체질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그만큼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며,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이를 감안해 잠재성장률을 다시 정의하면, 적정 인플레이션하에서 한 국가가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수준인 잠재 GDP의 증가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한 국민경제가 갖고 있는 노동, 자본, 토지 등 이용 가능한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생산할 수 있는 총공급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기가 과열될 때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게 되고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게 된다.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항상 같을 수는 없겠지만 잠재성장률보다 더 높게 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반대로 잠재성장률 보다 더 낮게 되면 실업률이 증가한다.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주로 생산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생산요소의 양과 똑 같은 양이 투입되더라도 투입된 생산요소가 얼마큼의 생산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총요소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

즉, 생산요소의 양이라 함은 최대로 투입 가능한 경제활동가능 인구 수, 경제활동 참가율, 자연실업률 등에 의해 결정되고, 최대로 투입 가능한 자본의 크기는 현재의 자본스톡 수준, 신규투자 및 자연가동률 등에 의해 결정된다.

총요소 생산성이라 함은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교육, 제도 등을 말한다. 교육 및 R&D 투자는 인적자본 축적과 기술력 제고를 통해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잠재성장률은 직접적인 계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생산함수접근법이나 시계열 분석법 같은 계량적인 기법을 통해 추정한다.

성장잠재력 확충 중요하다

쉽게 이야기 하면 노동,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와 생산량(GDP)간의 관계를 파악하고(예를 들면 노동 1과 자본1을 투입하면 GDP 3이 나온다), 노동과 자본의 부존량을 파악해 생산 가능한 총생산량을 산출하는 것이 생산함수 접근법이고, 매년 실현된 GDP의 변화추이를 살펴보고 여기에서 여러 요인에 의한 추세치를 걸러내어 잠재 GDP를 계산해 내는 방법이 시계열분석법이다.

일반적으로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즉 위에서 예를 든 육상선수의 경우에도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는 기록이 눈에 띠게 단축되지만 어느 수준에 오르면 부단한 노력에 비해 기록단축은 어려워진다.

우리나라도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 왔다. 여기에는 앞의 요인 이외에도 빠른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공급의 둔화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라는 원인도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잠재성장률, 즉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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