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철 보약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한다. 여름엔 워낙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어도 전부 땀으로 새어나가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하는데, 과연 여름철 보약은 효과가 없을까?
흔히들 보약을 건강상 부족한 점을 보충해 주는 약재로만 이해하고 있지만 이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넘치는 부분은 덜어 생리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약’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부터 조상들은 여름에 건강을 다스리지 못하면 가을에 만병을 갖는다고 하여, 오히려 여름철에 허약한 몸을 보해야 다음 계절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 나름대로 몸보신을 하곤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보약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삼계탕이나 보신탕 같은 보양음식을 자주 먹으면서 유독 여름철 보약에 대해서는 땀으로 약효가 배출된다는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약은 물론이고 음식의 섭취 및 배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질을 선별해 체내에 흡수하고 나머지 불필요한 물질은 배출시키므로 땀을 통해서 유독 한약의 유효한 성분만 빠져나간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날씨가 덥다고 찬 음식이나 생과일 등을 많이 먹으면 허해진 장위의 기운이 더욱 허냉해지는데, 이럴 경우에는 냉적을 온중(溫中)시키고 하복부를 데워 주어야 하며, 설사를 많이 해서 수분의 손실이 많아지면 근육 뒤틀림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는 수액 공급 외에 반드시 한약재를 사용해 양기의 손실을 막아야 한다.
수험생들은 여름철에 체력저하와 집중력 장애로 인한 학습능률장애가 오기 쉬우므로,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때 규칙적인 생활 및 적절한 운동과 함께 보약을 통해 원기를 보충시켜주면, 정신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질환 등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에도 무더운 날씨로 쉽게 지치기 마련인데, 이런 경우에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체력저하 및 성장지연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예방차원으로 보약을 먹여서 체력을 증진시켜 놓을 필요가 있다.
여름철에 덥고 갈증이 난다고 찬 음료를 즐기게 되는데, 이럴 때 더위를 풀어주는 대표적인 한방 음료로 제호탕(꿀 8ｇ, 오매 400ｇ, 백단향 32ｇ, 공사인 16ｇ, 초과 12ｇ을 가루 내어 섞어 중탕으로 약 30분간 끓이다가 식혀서 저장해 두고 수시로 냉수에 한 수저씩 타서 마신다)과 생맥산(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2:1:1의 비율로 달여서 음료처럼 마신다)이 있다.
과로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여름 제철 과일과 야채로 충분한 비타민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