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수안보면에 있는 수안보온천은 충북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지만 과거의 화려한 명성만 남았을 뿐 이제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곳이다.

1980년대까지 대전 유성과 함께 중부권 최고의 온천 휴양 관광지로 꼽힌 수안보 온천은 라듐·칼슘·불소 등 광물질을 함유한 약 알칼리성의 빼어난 수질로 이승만·박정희·최규하 대통령이 수시로 머물렀으며 1970~1980년대 신혼부부들이 첫손에 꼽는 여행지로도 유명했다.

1990년대까지 한해 방문 관광객이 300만명을 훌쩍 넘겼지만 최근 5년 동안 연간 평균 관광객은 250만명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

이에 충주시와 수안보 주민들이 최근 수안보 살리기에 나서면서 수안보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지만 화려했던 옛 영화를 다시 찾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지역마다 찜질방이 넘치고 지하수를 파면 나오는 게 온천이다 보니 물 좋기로 소문난 수안보 온천에 대한 희소성이 커질리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대변화로 온천이라는 아이템 만으로는 소비계층을 넓히기 어렵기 때문에 남녀노소가 즐겨 찾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오랫동안 체류할 수 있는 시설 여건을 개선하지 않는 한 수안보온천이라는 관광명소는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정거장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그동안 인근에 스키장이 운영되고 각종 스포츠시설에다 월악산, 충주호 등 연계관광코스 개발을 통해 외지 관광객을 유인하는 정책이 추진됐지만 실효를 거두기 어려웠다.

또 매년 수안보 온천축제를 열어 전국에 수안보온천이 최적의 관광여건을 갖췄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수안보를 대표했던 와이키키가 수년째 방치되고 일부 콘도 등 숙박시설이 흉물로 남아있는 것은 수안보온천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관광지 위상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안보온천관광의 핵심인 숙박시설이 그동안 지속적인 개보수와 관리에도 불구하고 시내 모텔보다 못한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도 관광객들의 매력을 잃고 있는 요인이며 다양한 연계 테마 관광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지향하는 수안보온천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핸디캡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수안보온천에 연거푸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1990년대 중반 정부로부터 관광특구 지정을 받은 수안보온천이 최근 2009년도 관광특구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10억원의 관광기금을 지원 받게 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9년도 관광특구 활성화 공모사업´에서 최종 선정된 충북 충주시 ‘수안보'와 강원도 속초시 ‘설악’, 부산 중구청 ´용두산?자갈치´, 전북 ´정읍 내장산´, 경남 통영시 ´미륵도´가 관광특구에 포함돼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관광특구 활성화 공모사업은 △새로운 관광 트랜드 및 지역특성을 반영한 테마의 참선성과 적절성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및 파급 효과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개발 잠재력 △지역추진 의지 및 관광특구사업에 대한 주민참여도 등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선정되게 된 것이다.

이에 앞서 행정안전부는 최근 2010년 대한민국 온천대축제 행사를 충북 충주시 수안보에서 개최한다고 확정-발표했다.

온천대축제 행사는 전국온천의 이용료 할인 등 행사참여를 통해 온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용증진으로 온천수요를 확대함과 동시에 웰빙시대·고령화 사회를 맞아 온천을 통해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지역축제·관광자원 등과 연계해 온천관광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충주시는 2010년 대한민국 온천대축제 행사 개최지 확정에 따라 내년 10월 일주일간 일정으로 온천가요제, 피부미인 선발대회, 온천사랑 글짓기 대회, 온천발전 대토론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침체된 온천산업이 활성화되고 국내 온천수준의 세계화·선진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시적이고 일회성인 이벤트로는 수안보온천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어렵다.

궁극적으로 수안보온천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활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관광특구 활성화 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자치단체들이 관광활성화를 위해 발 빠르게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후속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과 달리 충주시가 수안보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한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하다.

이와 관련 최근 충주관광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충주에서 열려 수안보 온천을 비롯한 충주호 등 충주관내 관광활성화 방안이 다양한 형태로 제시된 것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수안보온천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또 열린 행정을 통해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사업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광개발 전담 기획도 뒷받침돼야 하며 수안보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희생도 필요하다는 관광산업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하겠다.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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