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삼천리 금수강산을 자전거로 유람할 수 있는 세상이 머잖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마침내 찬반 논란 속에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5대 핵심 과제가 중심이 돼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살리기는 물 부족과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가뭄에 대비한 충분한 용수 확보는 물론, 기후 변화로 인해 빈발하는 홍수에 선제적 대응해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 하천 및 습지 조성, 농경지 정리 등을 통한 생태 복원이 주요 사업 내용으로 추진된다.

하천의 복합공간화 위한 자전거 길

이 중 가장 눈여겨 볼 것은 하천을 생활·여갇관광·문화·녹색성장 등이 어우러지는 다기능 복합 공간으로 개조하기 위해 1천411km의 자전거 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자전거 관련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전거 도로는 선진국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다. 일본과 독일은 자전거 도로가 각각 7만8천638km, 3만km에 자전거 보급률이 67.8%, 87.3%며 자전거의 교통 수단 분담률도 14%, 10%나 된다.

또 네덜란드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거리 곳곳을 누비는 수많은 자전거와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를 보고 놀란다. 수도 암스테르담의 경우 전체 교통 수단 중 자전거 비중이 37%(자가용 41%, 대중교통 22%), 자전거 도로 비율은 90%에 달한다. 시민들의 자전거 보유율은 75%고 이들 중 자전거를 매일 이용하는 시민은 50%나 된다. ‘자전거 천국’이란 표현이 지나치지 않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자전거 도로는 9천170km, 보급률은 16.6%, 교통 분담률은 1.2%에 불과하다. 이처럼 자전거는 전 세계적으로 고유가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전국 자전거길’은 녹색 교통망 사업과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전국 자전거 도로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해안 일주 도로와 접경 지역을 하나의 자전거 도로 벨트로 묶고 지자체 간 단절된 자전거 도로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1조2천456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총 연장 3천114km의 자전거 도로가 2018년 말까지 구축되게 된다. 개발 코스는 행주대교를 시작으로 인천 강화, 전남 목포, 부산 해운대, 경북 포항, 고성 통일전망대를 돌아 행주대교 종점으로 연결되는 자전거 일주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따라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2012년까지 1천297km의 자전거 길이 조성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그 때가 되면 목포에 사는 젊은이가 영산강을 출발해 금강을 거쳐 서울에 오고 서울을 출발한 청소년들이 강바람을 가르며 한강과 낙동강을 거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다”며 “자전거를 통해 동서와 중남부가 통해서 사람들도 동서남북으로 다 통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2년까지 자전거의 교통 수단 분담률을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후속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제도 개선 추진과 병행해 지역 별로 자전거 도로 개설을 위한 다양한 계획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 대구시와 대전시 등 자치단체들도 도시 상업지구에서 차로 수를 줄이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 공간을 확보하는 ‘도로 다이어트’를 추진하는 등 정부의 자전거 도로망 사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국 자전거 도로 실태 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연구 용역 기간도 늘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1조원을 넘는 전국 자전거 도로망 구축 사업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 ‘순환형 한강 천리길’ 관심을

이런 가운데 수도권과 중부내륙권을 연결하는 ‘순환형 한강 천리길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자전거 도로 조성이 충주지구 사업에도 포함돼 있으나 남한강 자전거 도로는 충주호와 연결 되지 않아 정부의 강 르네상스 목표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 발표를 앞둔 정부가 강 살리기 사업 소외 지역에 혜택을 줄 수 있고 남한강의 생태와 경관을 이용한 관광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순환형 한강 천리길 자전거 도로’ 조성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정부가 전국 자전거 도로 네트워크 구축으로 친환경 녹색 교통망을 확충하고 권역별 테마 노선을 개발해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면 ‘순환형 한강 천리길 자전거 도로’ 건설을 통해 중부내륙권 발전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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