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강소 회안에 고연청이라는 의원이 있었다. 그는 명의로 소문이 자자했는데, 한번은 양주의 지부(명·청 때의 지방장관)의 부친이 죽을 먹고 체했다. 양주지방의 유명한 의원들을 청하여 치료를 받았으나 낫지 않았다. 언제나 배가 더부룩하고 온 종일 기분이 답답해 하는 부친을 보고 아들인 지부대인은 강소 지방의 명의인 고연청을 양주로 모셔오도록 사람을 보냈다.

‘어서 빨리 고연청 의원을 모셔 오도록 하라’

고연청은 증상을 자세히 듣고 난 후 붓을 들어 처방을 썼다. 처방은 생화탕(부인들의 출산 후에 쓰는 대표적인 어혈치료제)이었다. 고의원은 하인을 시켜서 처방을 가지고 가도록 하였다. 하인이 달려가 처방을 환자에게 보여주자 환자는 박장대소를 하였다.

“아니 회안의 명의라는 자가 나를 보지도 않고 처방을 쓰지 않나, 처방 또한 생화탕이라니 이것은 부인병에 쓰는 처방이 아닌가! 내가 음식을 먹지 못하는 병인데 어찌 생화탕으로 고친단 말인가? 하하하~”

환자는 문병을 오는 사람마다 처방에 대하여 말하며 웃었다. 고연청의 하인이 돌아와서 자초자종을 보고했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그 처방을 보고 환자는 뭐라 하더냐”

“처방을 보자마자 크게 웃었습니다.”

“그럼 됐군! 그러면 약을 안 먹어도 치료가 되겠군.”

원래 고연청은 지사의 부친이 의학에 대한 지식이 있기에 그 처방을 보면 웃을 것을 알았다. 막혀 있던 기체(氣滯)가 웃음으로써 저절로 해소되어 약을 쓰지 않아도 병이 저절로 낫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고연청의 기묘한 약처방이었던 것이다.

요즈음 치료의 한 방법으로  웃음치료도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국민들도 모두 힘든 이때 한바탕 웃음이라는 처방으로 막혀 있던 것들이 시원하게 뚫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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