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하반기부터 경기 침체니 경기 불황이니 하는 우울한 얘기만 들린다. 이렇듯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자주 듣는 주제 중 하나는 현재의 경기 상황이다. 그렇다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과 근거는 무엇일까. 현재의 경제 상황과 관계된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가령 피자 가게를 운영할 경우 경기가 어려워 장사가 잘 안 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일단 피자를 만들어도 팔리지를 않으니 피자를 만드는 양을 줄일 것이다. 그 결과 피자 판매액이 감소되는 현상이 제일 먼저 나타난다. 이는 피자 판매액 뿐만이 아니라 피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밀가루·치즈 등의 판매액 감소로 이어진다.

또한 피자가 팔리지 않으니 밤 늦게까지 가게를 열 필요도 없고 피자 굽는데 필요한 기계를 가동하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전기 사용량이 줄어든다. 그리고 이러한 판매 부진이 계속된다면 고용한 종업원이 한 일은 없는데 월급만 받아 가는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가게 주인은 손해를 줄이기 위해 종업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

경기 판단 근거 변수 여러가지

이를 경제 변수와 관련지어 요약하면, 우선 장사가 잘 되지 않으면 매출액 감소가 나타날 것이고 전력 사용량·근로 시간 등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한 취업자의 수가 줄어들어 실업률이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역으로 매출액·전력 사용량·근로 시간이 줄어들고 실업률이 증가하면 우리는 불경기임을 알 수 있다. 즉, 우리의 경제 생활과 관련하여 다양한 형태의 지표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지표만을 가지고 현재의 경제 상황이 좋다,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지표를 보고 판단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경제적 비용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것은 적합한 정책 시행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의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이미 상황이 변화된 시점에서 어떤 경제 정책이 시행된다고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적은 숫자로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냈는데 이것이 바로 ‘경기 종합 지수(Composite indexes of business indicators·CI)’다. 경기 종합 지수는 국민 경제 전체의 경기 동향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 경제 부문 별(생산·투자·고용·소비 등)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요 경제 지표들을 선정한 후 이 지표들의 전월 대비 증감률을 종합하여 작성한다. 개별 구성 지표들의 증감률 크기로 경기 변동의 진폭까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종합 지수를 보면 경기 변동의 방향, 국면 및 전환점은 물론 속도까지도 분석이 가능하다.

경기 종합 지수의 종류에는 선행(Leading), 동행(Coincident), 후행(Lagging) 종합 지수가 있다.

선행 종합 지수는 앞으로의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지표로서 구인·구직 비율, 기계 수주액, 건설 수주액, 총 유동성 같이 앞으로 일어날 경제 현상을 미리 알려주는 10개 지표들의 움직임을 종합하여 작성한다.

동행 종합 지수는 현재의 경기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산업 생산 지수, 제조업 가동률 지수, 도·소매 판매액 지수, 비농가 취업자 수 등과 같이 국민 경제 전체의 경기 변동과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8개 지표로 구성된다.

후행 종합 지수는 경기의 변동을 사후에 확인하는 지표로서 생산자 제품 재고 지수, 회사채 유통 수익률, 가계 소비 지출 등과 같은 6개 지표로 구성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청에서 매월 경기 종합 지수를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 단위에서 작성되던 경기 종합 지수는 최근 지방자치제가 정착되면서 지역 단위로도 작성되고 있다. 지역마다 특색 및 산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에 맞는 경기 종합 지수를 얻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에서 새로운 경기 종합 지수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북은 충북개발연구원에서 경기 동행 및 경기 선행 지수를 작성하고 있고, 이는 도 홈페이지에 수록된다. 만약 충북의 경제 상황을 알고 싶다면 매월 작성되는 경기 종합 지수를 확인하면 된다.

충북 지수에 세계적 침체현상 드러나

여러 가지 지수 중에 경기가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를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지표는 순환 변동치 전 월차(동행 지수의 경우)와 전년 동월비 전 월차(선행 지수의 경우)다. 즉, (+)면 좋아지는 것이고 (-)면 나빠지는 것이다.

최근 충북 경기 상황 지수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현상이 잘 드러나 있다.
선행 지수는 최근 5개월 연속 (-)를 나타내고 있고,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 지수의 경우 작년 9월부터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앞을 예고하는 선행 지수가 지속적으로 (-)로 나타나 이러한 경기 침체는 당분간 계속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 통계는 전국과 달리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주어진 여건 하에서 작성된 지역의 경기 종합 지수를 살펴보면 지역의 경제 사정이 어떤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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