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현안 과제가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문제다. 청주·청원 통합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42개시와 인근 39개 군이 통합돼 39개의 도·농 복합시가 탄생한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합 논의는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으로 구획됨으로써 발생한 행정상의 비능률과 반목과 갈등을 극복하고자 정책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 안이 주민의견조사에서 부결되면서 아직까지 통합을 이루지 못한 채 청주시와 청원군 간 첨예하게 대립돼 온 문제다.

문제의 본질은 대부분의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이 통합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나 지식이 없이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지역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 통합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즉 청주시청을 중심으로 한 찬성파와 충북도청과 청원군청을 중심으로 반대파가 대립해 객관적 사실이 아닌 지역과 직능이기주의에 입각해 여론을 호도하거나 일방적인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연유한다. 이는 통합에 저해되는 행위로서 심히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주·청원 통합의 당위성

통합의 당위성은 첫째, 청주시와 청원군은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정체성(identity)을 가지고 있다. 청주·청원은 1946년까지 청주부로 있었다가 인구가 늘어나면서 청주시와 청원군으로 분리되었다. 이는 행정 상의 편의를 위한 시책일 뿐이었다.

아직도 청주국제공항은 행정구역 상 3분의 2는 청원군, 3분의 1은 청주시에 속해 있다. 또한 청원군 남일면 효촌리와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의 경우 ‘모텔의 담’이 시와 군의 경계선이니 행정구역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둘째, 인구 1인 당 행정비용이 70∼80만 명 정도의 중규모 도시일 때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방자치단체의 인구수가 아무리 작더라도 행정수행을 위해 최소한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므로 비용이 증가하다가 인구수가 늘어나면서 점차 감소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계속해서 인구 80만 명 정도의 신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셋째, 지역 발전을 위해 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계란의 경우에도 흰자와 노른자가 있어야 병아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청원군만으로는 행정·기술적으로나 법적으로 시가 될 수 없다. 2006년 제주 특별도를 설치하면서 제주시와 북제주군, 그리고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이 통합해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돼 국제적인 관광지로서 발전을 도모하고 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오늘날 지방행정 환경이 초광역화 및 정보화되면서 시·군의 통합은 세계적인 대세이자 흐름이 되고 있다. 최근 다행스럽게도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다시 통합 논의가 재 점화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런 만큼 청주·청원 군민들은 시·군 통합에 따른 역기능을 최소화하면서, 순기능은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도 대대적인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정치권과 행정안전부에서도 인구 80만 명을 기준으로 지방행정기구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지방행정기구 개편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될 경우 청주·청원 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부터 세계의 금융자본주의가 혼란에 빠져들었다. 세계의 경찰국가인 미국과 EU의 맹주(盟主) 격인 영국도 경제위기에 처해있다. 이와 같은 국내·외적 상황 속에서 청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차원에서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은 세계적 대세

그동안 청주·청원 통합 추진은 두 차례 있었지만 실패했다. 반면 1998년 전남 여수시와 인근의 여천시·여천군이 통합에 성공하면서 전남의 제1도시가 됐다. 여수시는 통합으로 인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여수세계박람회라는 주지의 사실이다. 여수시는 지방의 소도시로는 드물게 국제 행사인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라는 것이다. 최근 여수시는 그 여세를 몰아 여수시와 인근 순천시와 광양시까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청주·청원지역 관계자들은 여수시가 왜 인근 지역까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여수시의 통합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청주·청원이 통합된다면 여수시처럼 경쟁력이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통합으로 인한 부정적인 요인보다는 긍정적인 요인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양 지역의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역의 중요한 현안이다. 지금부터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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