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 금융 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기 침체가 실물 경제로 확산되면서 세계 각 국이 실업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은 지난 해 리먼 브라더스 등 투자은행의 파산에 따른 금융기관의 구조 조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은 데다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실업자가 양산돼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고치인 7.2%를 기록했다.

EU도 작년에만 42만 명의 실업자가 생기면서 실업률 7.8%로 최악의 실업 사태를 겪고 있다. 중국 또한 수출 감소와 내수 경기 침체 때문에 도시로 몰려든 농촌 출신 근로자 1천만 명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도시 실업률이 9%를 넘어섰다.

세계 각국, 실업문제 해결 총력

올해는 세계 경제가 더 어려워져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고용 사정은 더욱 악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 각 국이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 위기의 본원지인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 중국 등 각 국 정부는 고용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기 부양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신 뉴딜 정책을 실행, 공공 사업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앞으로 3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대책을 발표했고 EU는 기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리고 실직자를 고용하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또한 2020년까지 5조 위안을 철도망 확충에 투입, 최소 6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해 금융 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의 여파로 기업들이 기존 인력 감축은 물론 신규 채용조차 꺼려하고 있어 고용 사정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1만2천명 감소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건설 및 조선업종의 구조 조정이 본격화되고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전반에 걸쳐 휴·폐업이 늘어나는 등 고용 사정이 전년보다 더욱 악화되면서 1월 취업자 수는 10만3천명이 감소해 지난 달 보다 감소 폭이 훨씬 커졌다.

고용이 줄고 실업자가 늘어나면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줄어들고 이는 기업의 생산과 투자를 감소시키며 더 나아가 다시 고용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지금처럼 고용 사정이 급속하게 악화되는 경우 자칫 이러한 악순환 과정이 고착화 돼 악순환 궤도에서 벗어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에 이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실업의 증가는 이혼이나 자살과 같은 가정 파괴, 각종 범죄의 증가와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용은 인간으로서의 생존권과 국가의 존립에 관련된 문제이기에 일자리 창출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정책 과제다.

정부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녹색 뉴딜 정책과 신 성장 동력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 확대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공공기관 인턴 제도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녹색 뉴딜 정책에 4년 간 50조원을 투입해 96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신 성장 동력 산업 육성에 5년 간 97조원을 투입, 10년 간 35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등의 계획이다.

최근에는 민간 부문에서도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바 참으로 시기 적절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 상황은 전 세계적인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세계 경제의 침체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그야말로 신속한 대책이 요구되는 비상 사태라 아니 할 수 없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단기적으로 빨리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책이 더 필요한 시기다.

일자리 창출, 단기적 대책 시급

따라서 정부는 경제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를 보다 조기에 실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의 일자리 나누기 등 고용 창출 활동을 진작시키기 위해 금융 세제 상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대규모 감원이나 해고보다는 근로 시간 조정 등을 통해 한 명이라도 고용을 늘리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나아가 미래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 개발 투자와 인적 자원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들도 임금 감축 등 기업의 일자리 나누기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수반되는 고통을 조금씩 분담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의 경기 침체는 전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현상이라 과거 외환 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외환 위기를 극복했던 저력으로 모두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 나간다면 생각보다 빨리 시련에서 벗어나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