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20년, 원숭이 40년, 코끼리 70년, 고래 120년, 거북이 180년.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답은 각 동물들의 평균수명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평균수명은 얼마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통계청기록으로 남아있는 5년간(1906~1910)의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23.5세였다. 그러나 조사 기간 동안에 전쟁이나 역병이 돌지 않았던 것과 호적에 올리지 않고 일찍 죽은 유아들을 감안하면 그 당시의 평균수명은 20세도 채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현재 79.1세로, 100여 년 전보다 평균수명이 50세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역사학적로 ‘노년’으로 인식되는 연령대는 과거와 지금이나 별로 차이가 없다. 즉 현대의학 발달로 유아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했고, 생활환경의 개선과 영양의 비약적인 향상 등의 결과로 평균수명이 몇 배나 연장됐지만 옛날이나 요즘이나 오래 사는 사람은 비슷한 나이를 산다는 것이다.

평균수명과 좀 다른 개념이긴 하지만 인간의 한계수명은 몇 세일까? 성경 창세기에 보면 에녹의 아들이자 노아의 할아버지인 ‘므두셀라’가 969세까지 살았다고 나와 있다. 문헌상 기록으로 따지면 ‘므두셀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이다. 그러나 검증 가능한 공식적인 출생기록으로만 따졌을 때 최장수 인물은 122년을 산 프랑스의 ‘장 칼망’이라는 할머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공식 기록상 지금까지 115세 이상 장수한 사람은 24명으로, 성별 분포는 여성 21명, 남성 3명이다.

2001년 초 노화연구의 저명한 학자인 일리노이대학의 스튜어트 올샨스키와 아이다호대학의 스티븐 어스태드가 인간의 한계수명을 놓고 재미있는 내기를 했다. 어스태드는 2150년이 되면 150살까지 사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는 것에, 올샨스키는 130세를 넘길 수 없다 것에 걸었다. 이들은 150달러씩을 신탁예금에 넣고 매년 일정액을 계속 불입해 2150년까지 상금 5억달러를 만들어 이기는 쪽 자손에게 몰아주기로 했다. 이 내기에서 보듯 인간 수명 한계에 대한 논의는 대략 120세를 전후로 해서 그 이상 살 수 있다는 쪽과 그 선을 넘기가 어렵다는 쪽으로 양분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으로만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아실현이 가능한 ‘건강한 생명연장’에 대한 인식이다. 즉, 생명연장의 논의 속에서 노년의 삶, 소외받는 계층의 삶, 사회적으로 불리한 사회적 약자의 수명을 증진시키는 데 특별히 중점을 두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을 짐으로 여기지 않고 이 사회를 더불어 살아가는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노인들은 젊은이들의 부모, 조부모, 친구, 동료 이외의 ‘다른’ 집단이 아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되기 때문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