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하락에 따른 농민들의 근심걱정이 날로 커지는 때 농촌의 현실을 보여주는 창작마당극이 제작돼 관심을 모은다.
극단놀이패 열림터가 오는 4∼5일 오후 7시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농자천하지대봉’.

이 창작마당극은 어려운 농촌의 현실을 사라져 간 장승굿의 재현을 통해 사실적이고 재미있게 담아낸다. 제목에서 풍기는 묘한 뉘앙스처럼 이 마당극은 농촌을 이쪽 저쪽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봉’으로 묘사한다.

연변처녀 정순과 결혼한 농사꾼 태석은 농한기를 맞아 마을사람들과 온천관광을 떠나다 사고를 당하고, 마을사람들은 흉사가 많은 것이 당산나무를 베고 난 후라며 마을굿을 하기로 결정한다. 상추가격폭락으로 빚더미에 깔린 태석이 술로 세월을 보내자 연변댁은 농촌의 현실을 비관해 도망친다.

이렇듯 마당극은 농촌 총각문제, 사기결혼, 농산물값 하락, 농가부채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지적면서도 마을사람들 스스로 마을대동굿을 배워 마을 화합과 재건에 노력하듯 정부의 대책없는 농업정책에 흔들리는‘봉’의 존재로서가 아니라, 농사를 천하의 근본으로 세우려는 자존심과 줏대를 갖는 농민들의 희망찾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놀이패 열림터는 전통예술양식을 이용해 우리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창작활동을 벌어오고 있는 단체로 막걸리의 걸쭉함과 질그릇의 투박함이 녹아있는 농촌극을 비롯 ‘달래강 연가’ ‘제3의 미수’ ‘대돈무문’ ‘청남대공화국’ ‘빈 주머니 힘찬 주먹’ 등 자수의 연극을 공연했다.

특히 상업성에 영합하지 않는 사회고발성 짙은 문제작들을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뚝심을 발휘해왔다. 2001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국제거리극축제, 국제카리브연극축제, 라틴아메리카연극축제, 국제문화축제 등 세계적인 축제에 초청돼 한국의 전통마당극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번에는 김창곤·임오섭·유순웅 씨 등 3명이 공동으로 극을 쓰고 유순웅씨가 연출을, 오세란씨가 안무를 맡았다. 임오섭·박찬희·남인숙·장철기·김창곤·윤미경·민병길·김영옥·이충하·이성희 씨가 출연한다.(☏211-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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