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을 보면 약으로서의 물의 종류가 33종이나 올라있다. 그는 “하늘이 사람을 내고 물과 곡식이 사람을 살아가게 하니 물이 어찌 소중하지 않겠는가? 사람에 따라 몸이 살찌고 마른 것이라든가 수명의 길고 짧음은 마시는 물에 그 원인이 있다”고 했다.

옛사람들이 물이 건강의 근본임을 예부터 잘 알고 있었으며, 병이 생기면 우선 정갈한 물을 많이 마셔서 몸 안의 찌꺼기를 말끔하게 씻어내어 병을 고치도록 하고 그래도 낫지 않을 때는 비로소 약을 쓰도록 했다. 병의 원인을 다스리고 물 좋은 고장에서 요양을 하면 병이 낫는다고 믿었다.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성분의 비율을 보면 대체로 단백질 16%, 지질14%, 당질 약간, 무기염류 5%이고 나머지는 물이다.

물은 체내에서 혈액순환을 주도하고 임파액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며 체온을 조절한다. 또 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모세혈관 작용에 관여하며, 내장과 조직의 구석구석을 청소하는가 하면 독소를 없애기도 한다. 그러므로 물은 태양에너지 및 공기와 함께 생명의 3대 필수요소라 말한다. 우리의 몸 안에서 수분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건강이 유지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만약 피부·호흡기·비뇨기 및 소화기 등의 기능에 장해가 생기면 몸 안 곳곳에 불필요한 과잉 체액이 정체하게 된다. 이와 같은 비생리적 체액이 생성되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데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수독(水毒)이라 하고 그 병적 산물은 담음(痰飮)이라고 한다.

모든 생명체가 물에서 생겨났고 물 없이 생명과 건강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은 소중하다. 수독이나 담음은 고혈압, 당뇨병, 중풍, 신장병, 위장병, 폐병 등 질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 물질이며 오염된 물은 수독이나 담을 조성케 하는 원인물질이므로 환경오염은 생명을 파괴하는 원인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일상시에 먹는 물은 자연수가 좋다. 자연수는 살아 있는 물이고 끓인 물은 죽은 물이라 할 수 있는데, 자연수에는 여러 가지 무기질이 함유돼 있어서 일단 끓이거나 약으로 처리하면 성분이 변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1일 필요로 하는 수분의 양은 약 2천500g에 달한다. 호흡이나 땀, 소변, 대변 등으로 배출된 수분의 일부는 음식물에 의해 섭취하므로 1천500~2천g은 매일 보충하지 않으면 안된다. 평상시의 자연수 음용법은 아침에 일어나서 1~2컵, 오전 중에 30분마다 30g을 먹고, 점심식사때 1~2컵, 오후에 다시 30분마다 30g, 저녁식사때 1~2컵, 식사후 잘 때까지 30분 마다 30g씩 마시면 하루에 약 1천200g의 물을 마시게 된다. 술을 마신 뒤 주독을 예방하는데도 자연수가 좋은데 음주 전에 충분하게 마셔 두면 숙취도 예방할 수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