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호씨 등 국외영주권자 논산훈련소 퇴소

“조국을 지킬 수 있어 무한한 영광입니다.”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8일 퇴소하는 31살의 늦깍이 원성호 훈련병(사진)은 한국말보다 외국어가 더 익숙한 국외영주권자다.

원 훈련병은 올해만 넘기면 나이 탓으로 현역병이 아닌 보충역으로 군 생활을 다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 훈련병은 이를 거부하고 홍익대학교를 입학한 뒤 스스로 입대를 선택, 자랑스러운 대한남아로 거듭 태어나는 길을 택했다.

입대 전 원 훈련병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년, 칠레 16년, 중국 2년을 넘나들며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왔으나 조국을 향한 열망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비록 한국에 머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시도 대한민국 내 조국을 잊은 적이 없다”고 원 훈련병은 조국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익숙지 않은 언어와 환경으로 화생방 훈련 등 다양한 훈련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또한 높임말을 잘 몰라 상사들과 전우들을 가끔 당혹케 했으나 원 훈련병에게는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원 훈련병과 같이 자진입대해 1주간의 적응훈련과 5주간의 군사기본 훈련 등 총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퇴소하는 국외영주권자는 모두 13명이다. 미국(6명)을 비롯해 영국(2명), 뉴질랜드(3명), 아르헨티나(1명), 칠레(1명) 등 국적도 다양하다.

갓난아기 때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간 한재혁 훈련병(24)과 미국에 6살 때 이민간 허민욱 훈련병(23) 등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끈끈한 전우애를 바탕으로 극한 훈련을 서로 의지하며 거뜬히 소화했고 이제 자랑스런 대한민국 육군 이등병으로 거듭났다.

원 훈련병은 “자진입대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자신을 믿고 격려해준 칠레에 살고 있는 어머님께 가장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제대 후에는 남미와 대한민국을 연계하는 무역업에 종사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 동안 함께 웃고 울던 13명의 국외영주권자 훈련병들은 각기 다른 부대로 배속돼 남은 군 복무기간을 채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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