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에너지원이다. 그 중에서도 탄수화물은 주된 에너지원으로 신체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전분과 설탕 등 탄수화물은 섭취되면 인체의 화학공장인 간장에서 글리코겐으로 변해 간이나 근육에 저장된다. 신체가 필요로 할 때에 글리코겐이 포도당이란 형태로 변해 혈액을 통해 방출된다. 이것이 혈당이다. 그러나 이렇게 유익한 당분도 혈액에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신체에 이변이 발생한다. 건강한 사람의 혈당은 항상 70~115를 유지한다. 당뇨병의 경우 혈당이 높아 문제가 된다. 이와는 반대로 혈당이 낮으면 저혈당이 된다. 당뇨환자가 결식을 해 혈당이 내려가면 저혈당 쇼크가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저혈당증이 오면 식은땀이 나고 손발이 떨리며, 탈진 상태에 이르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진다.

우리는 저혈당 증상이 당뇨환자에게만 오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술을 과다하게 마시는 사람에게도 쉽게 온다. 술을 마셨다고 곧 저혈당이 오는 것은 아니다. 대개 5시간에서 36시간 사이에 저혈당이 온다. 

이미 알코올의 분해대사 과정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간장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 아세트 알데이드 탈수소효소, 마이크로산화계 등의 효소의 작용으로 무독 처리된다. 이렇게 간장에서 알코올을 무독 처리하는 데는 정상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즉, 알코올을 분해 대사하는 동안에는 포도당의 원료가 되는 글리코겐을 비롯해 기타 다른 화학물질을 합성 또는 분해하는 일을 거의 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음식물을 거의 먹지 않고 음주에만 탐닉하게 되므로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당의 보충도 끊기게 된다. 그리해 혈당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더 나아가 심각한 저혈당까지 오게 된다. 저혈당 증세가 심해지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는 당뇨병의 저혈당 쇼크와 같다. 이런 증상이 올 때 신속한 응급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뇌세포의 파괴를 일으켜 치매나 항구적인 기억 상실에 걸릴 위험이 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영양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계속 술을 마시면 간장에 저장된 포도당의 원료인 글리코겐까지 모두 소진돼 긴장에서 더 이상 포도당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비상 수단으로 조직 속의 단백질이나 지방까지 끌어다 당원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지나친 기아 상태에 이르게 되면 당의 생산이 모두 정지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저혈당 혼수가 오게 되고, 연이어 뇌조직 파괴가 일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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