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생물학적 나이는 공경과 우대의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생활로부터 격리되는 장단점이 있다. 나이드는 것은 자연의 순리지만 왠지 노인하면 서러움의 대상으로 비춰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우리나라도 노령인구 비율 7% 이상인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게 된다. 이와 더불어 IMF이후 정년단축에 따른 젊은 노인들이 사회생활로부터 밀려나는 등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지혜로운 노후생활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에세이가 연달아 출간돼 눈길을 모은다. ‘나이 들어가는 것의 아름다움1·2’(씨앗을 뿌리는 사람 刊 각 권 8천 원)은 평범한 일상 경험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 사랑을 베푸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환갑의 나이에도 스쿠터를 타고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모험심 많은 할머니들, 황혼에 재혼을 앞두고 위트 넘치는 결혼 청첩장을 보내는 백발의 예비신랑 신부, 여러 번의 수술로 하루하루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그 고통마저 살아있음의 증거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할머니, 이웃에 우산을 선물하며 예기치 않은 급작스런 불행한 사태를 마음으로 위로하는 할머니 등 아직도 사랑할 시간이 있어 행복해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가슴 뭉클한 사연이 담겨있다.

저자는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알맞은 때가 있다(전도서 3장 1절)’는 성경구절처럼 여생을 가치 있고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실마리 찾아 행복한 삶을 영위하길 조언하고 있다.

‘나이듦에 대하여’(웅진닷컴 刊 7천800원)는 여성학자 박혜란씨가 여자의 나이와 몸에 관한 생각들을 모아 엮은 에세이집이다.

여자로서 자신에게 다가온 ‘나이듦’을 긍정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주위사람들과 자신에게 여자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어떤 일인가를 일상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심하게 들려주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산다는 것은 늙어간다는 것. 노전생활이라는 말이 없는 것처럼 노후생활이란 말도 틀린 말이라는 것이다.

장년도 노년도 아닌 낀 세대처럼 어쩡쩡한 중년 564아줌마(50대, 60년대 학생, 40년대 생)의 세상살이에 대한 느낌부터 나이들면서 달라지는 자식, 남편,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등의 가족관계에 대한 시각차 등을 담담한 어조로 짚어보고 있다.

‘나이드는 것의 미덕’(도서출판 끌리오 刊 6천500원)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글 모음집이다. 대통령 재임시절 국제인권운동에 공헌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부인 로잘린과 함께 카터센터를 운영하며 질병퇴치운동, 농업생산성 증대를 위한 국제원조기구 설치, 난민구호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태트운동도 전개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 해비태트운동을 벌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책은 은퇴이후 오히려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봉사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준 카터가 나이듦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멋진 은퇴생활로 갈 수 있었던 지혜를 담담한 문체로 풀어가고 있다.

행복하게 나이 드는 방법, 행복의 근원은 가족, 은퇴후의 생활 계획 세우기, 칠십 대에도 새로운 것을 배운다, 나이 든 사람들이 시도해볼 수 있는 도전들, 나이 든 사람들도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 등 노인들이 궁금해하는 사안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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