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회의 술에 대한 태도나 생각이 알코올중독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빈민층의 알코올중독 비율이 높고, 미국의 경우 흑인이 알코올중독에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인도나 중동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중독 비율이 낮다.

유태인이나 중국은 알코올중독의 비율이 낮다. 실제로 어떤 문화에서 술을 마시는 정도와 알코올 문제 빈도 사이에는 강한 상관이 있으며, 알코올 사용량이 알코올 관련 문제의 중요한 예측 요인이 된다는 연구들이 보고됐다.

미국으로 이주해 정착한 이민 1세대와 그 자녀들인 2, 3세대들의 음주 양상을 비교해사회문화적 배경이 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계 이민 1세대와 유태인 2세대들은 술을 주로 집에서 마시며 즐기나 알코올중독자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로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일랜드 1세대들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아니면 중독자가 되는 비율이 높았다. 이렇게 이민 1세대는 성장한 다음 미국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고국의 사회문화적 인습이 그대로 몸에 배어 있다. 그리해 음주의 양상도 각기 출생해 성장한 고국의 양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이주해 정착하고 미국 문화에 동화돼 감에 따라 2, 3세대의 음주 양상은 1세대와 보이던 사이가 점점 없어졌다. 이탈리아인과 유태인 2, 3세대의 알코올중독 비율은 1세대보다 높아졌고, 이일랜드 2, 3세대 알코올중독 비율은 1세대보다 더 낮아졌다. 2, 3세대의 경우 생물학적 요소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으나 태어나서 성장한 미국의 음주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흑인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가 알코올중독과 마약이다. 술은 실직, 범죄, 결혼 파탄 등의 원인이 되면서 동시에 결과가 되고 있다. 술은 흑인 문화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암담한 현실과 가난, 이로 인한 불안, 인종 차별 등 이들이 받는 삶의 혹독한 고통의 탈출구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술 소비량에 있어 세계의 1, 2위를 다툰다. 사교 모임에 술은 필수품이고, 대주가를 영웅시하는 풍조가 있으며, 접대하면 으레 술을 생각하는 등 잘못된 음주 문화가 알코올중독자를 양산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통계 자료에 의하면 장년 음주 인구는 점차 감소하는 반면 청소년과 여성 음주가 증가 일로 있다. 우리 성인들이 먼저 건전한 음주 문화를 수립해 모범을 보임으로써 미국의 이민 2, 3세대가 미국 문화에 동화되며 음주 문제를 감소해 가는 것처럼 우리의 2세에게 알코올중독의 굴레를 씌우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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