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선호하는 색은 왜 다를까. 색에 대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이것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 경험과 역사적 전통에 근거한 산물이란 것이다.

색채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을 다룬 책 2권이 동시에 발간돼 눈길을 모은다. / 편집자
미술비평가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바츨러가 지은‘색깔이야기’(아침이슬 刊 1만2천원)는 색을 통해 본 서구 문화의 타자의 문제에 대한 담론이 담겨 있다.

색에 대해 우리가 취하고 있는 태도와 관념 그리고 그것이 빚어내는 편견과 그 편견이 몸담고 있는 문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령 허먼 멜빌의 소설‘모비 딕’은 미니멀리즘 미술의 백색 캔버스와 연관되고 그 백색은 조셉 콘래드의 소설‘어둠의 심장’의 검은색과 교차된다. 흰색과 검은색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영화‘지옥의 묵시록’으로 이어져 제국주의를 살피고, 다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물로 귀결된다.

이 책의 미덕은 색이 오랫동안 편견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그 편견이 의문시되거나 문제시 되지 않은 채 당연시 돼 온 문화의 이분법과 그 이분법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수많은 사례를 제시, 설득력을 확보하려 한 점이다.

1장‘흰색에서 벗어나기’는 색이 하나의 색으로 일반화될 수 없으며 색깔 문제 이상의 이야기들을 내포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2장‘색깔공포증’은 색을 타락과 결부시켜 위험시 해 온 서구의 문화적 관념을 비판하고 있다. 3장‘색의 위험’에서는 색이 내포하는 힘의 이중성을, 4장‘색과 언어’에서는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5장‘색깔탐닉증’에서는 색의 억압과 종속이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변모되고 있는지를 진단하고 있다.

에바 헬러의 ‘색의 유혹1·2’(예담 刊 각 권 8천800원)는 색이 감정과 이성에 끼치는 영향을 폭넓은 설문조사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한 색채이론서이다.

저자는 일반인이 색에 대해 갖는 선호도를 바탕으로, 사랑과 미움, 낙관과 슬픔, 우아함과 흉함, 현대적인 것과 고리타분한 것 등 160가지의 다양한 감정에 영향을 주는 파랑, 빨강, 노랑, 검정, 흰색, 녹색, 주황, 보라, 분홍, 금색, 은색, 갈색, 회색 등 13가지의 색을 선정해 심리적 영향 관계를 다루고 있다.

색과 감정의 관계는 우연이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일생에 걸친 일반적인 경험, 어린시절부터 언어와 사고에 깊이 뿌리내린 경험의 산물이란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대와 유행에 따라 변화하는 색채의 감성을 살펴보고 각 시대별로 기술과 환경이 색의 선호도를 어떻게 좌우했는지, 어떻게 시대의 감성을 이끌어갔는지를 규명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색채와 감성의 변화를 그림을 통해 상징적으로 해석한 점이다. 종교화에 나타난 예수나 마리아의 옷 색깔의 숨은 의미, 녹색 드레스를 입은 모나리자의 사회적 신분, 마담 퐁파두르의 분홍빛 드레스가 대변하는 시대적 유행, 고흐가 즐겨 쓴 노란색의 의미 등에서부터 신호등의 색, 광고나 화장품의 색채, 색채 심리 테스트나 색채 테라피의 세계까지 색채의 흐름과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색채 분석 내용은 색채 마케팅과 색채 상품 개발 아이디어로 활용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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