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오리·완도산 소금 사용… 직접기른 야채 으뜸

   
 
  ▲ 오리 참숯구이 전문전 ‘솔향기’ 정식차림.  
 

올해 4월1일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40여 일 간 전국 11개 시·도 19개 시·군·구에서 33건이 발생할 정도로 기승을 부린 AI 탓에, 많은 닭·오리 사육 농가와 관련 음식점이 된서리를 맞았다.

하지만 충북은 철저한 방역 활동 탓에 ‘AI 무풍지대’의 위상을 지켜왔고 최근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유일의 AI 청정 지역 달성을 자축하는 기념식도 가졌다. 한 마디로 충북에서는 닭이나 오리 고기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얘기.

요즘에야 상식에도 못 끼는 수준이지만 오리가 몸에 좋다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동의보감에 의하면 오리는 사람의 기운을 보강해 주고 비위를 조화롭게 해 주며 여름철 열독(熱毒)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연일 계속 되는 더위로 지쳐 가는 요즘, 맛 좋고 영양 많은 오리 고기로 심신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청원군 현도면으로 들어가 대청댐을 지나 차를 몰고 가다 보면 자그마한 음식점 하나가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 오리 참숯구이 전문점인 ‘솔향기(현도면 노산리 542-4·☏042-932-0015)’다.

초정에서 6년 넘게 오리 전문점 청풍가든을 운영해 온 이진숙씨(61·여)가 건강이 좋지 못했던 남편을 돌보기 위해 이 곳으로 와 지난해 12월 말께 문을 연 음식점이다.

‘오리 하면 나’라고 할 정도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오리에 매진해 온 이 대표는 전남 나주에서 오리를 공수해 와 음식을 만든다. 참숯불구이는 생오리에다 3년 간 간수를 뺀 질 좋은 완도산 소금을 뿌려 굽고 훈제는 소나무로 훈연한다.

주문하면 데워서 나오는 다른 곳과 달리 이 곳은 훈제오리도 테이블에서 참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게 한다. 그만큼 맛과 향이 진하다.

겨자와 간장 소스를 취향대로 찍어서 입에 넣으면 고소하면서도 상쾌한 향이 코끝을 간질이면서 육즙 풍부한 고기가 목구멍으로 미끄러지듯 넘어간다.

반찬 역시 사서 차리지 않고 텃밭에서 직접 기른 상추, 파 등 야채를 써서 만든다.
치자, 도라지, 황태 무침, 가자미 식혜, 파 무침 등 다양한 반찬들이 일견 많은 듯 하면서도 적당히 먹을 만치 맛깔스럽게 입맛을 돋운다.

“다른 오리고기 집은 두 마리로 세 테이블을 차리는 데 저는 전부 한 마리를 기준으로 해요. 그래서 양이 많은 편이죠. 반찬 중 황태는 강원도 진부령에서 덕장을 하고 있는 시누이에게서 받아 와요.”

고기에 이어 뚝배기 밥과 된장찌개 또는 찹쌀 누룽지 죽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데 그 맛 역시 일품이다. 요리 하나를 다 먹고 나면 만족스럽게 배를 두드리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 황토를 바른 실내와 시원한 통 유리 창 너머로 보이는 시골 풍경 또한 먹는 이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 준다. 또 가게 맞은 편에 옛날 배 터가 있어 물놀이도 할 수 있단다.

시내에서는 다소 멀지만 한적한 곳에서 여유 있게 더위를 쫓으며 혀를 즐겁게 하고 싶다면 이 곳 ‘솔향기’를 추천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